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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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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 장종수 지음 / 자전거생활 / 1만3000원.


장종수(47ㆍ한국산악자전거협회 기획이사)씨는 근육으로 명상하기 위해 매일 페달을 밟는다. 얼마전에도 서울 김포공항 인근의 자택에서 경기도 광릉 수목원까지 왕복 100km를 달렸다. 먼 곳으로 홀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행위에 대해 그는 '자기 반성'이라고 정의한다.

"홀로 자전거를 타면서 드는 갖가지 생각으로 자기를 돌아봅니다. 그렇게 멀리까지 나가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지요."


자전거와 사귀다보니 그의 다리는 날씬한 콜라병으로 변했다. 167cm의 키와 72kg의 몸무게에 배가 살짝 나온, 아저씨 체형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이 두 다리는 "장거리 자전거 주자"임을 보여주는 훈장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탓에 고독을 좋아할 것 같지만, 스스로는 "여럿이서 어울려 타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아예 자전거가 좋아 기자 생활을 접고 1990년대 초부터 '자전거사랑'과 '자전거타기시민운동연합' 등의 시민단체에 투신하기도 했다.


"자전거란, 가난한 사람에게는 생계 수단이고, 운동선수에게는 스포츠 도구인 셈이죠"


그의 말대로 자전거란 놈은 역시 소유주에 따라 각각 '천의 얼굴'을 한 도구로 다가온다. 그는 최근 펴낸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에서 이런 모습을 담으려고 애썼다. 일제시대 일본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연전연승한 엄복동 선수의 자전거, 고통을 통해 진정한 영광을 보여주는 스포츠임을 보여주고자 했던 '투르 드 프랑스'의 창시자 앙리 데그랑주의 자전거, 여성들의 행동반경을 넓혀 '자유의 기계'란 별명을 얻은 자전거가 그의 책에서는 '천의 얼굴'로 그려진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야기들도 풍성하다. 자전거 변속 기어는 1937년까지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사용금지 품목이었다. 창시자 앙리 데그랑주가 '고통을 통해서만 진정한 영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 경기란, 오직 단 한 사람만이 대회를 마칠 수 있는 그런 경기였다. 데그랑주는 고통을 늘리기 위해 1910년 투르 드 프랑스의 코스에 피레네와 알프스 산맥을 포함시켰다. 이 코스를 처음 통과한 옥타브 라피즈는 대회 심판을 보자마자 이렇게 외쳤다. "당신들은 살인자야! 당신들 모두 살인자야! 사람에게 이런 일을 시킬 수는 없어."

[BOOK]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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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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