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구제역 사태로 전국에서 살처분된 소·돼지 300여만 마리의 사체에 나온 침출수가 생수병(500㎖ ) 1억2312만개 이르는 양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으로 환산하면 32개에 채우고 남는 양이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은 "지난 12일 기준, 구제역 매몰지에서 6156만ℓ 이상의 침출수가 발생될 것이로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홍영표 의원은 "영국과 미국 정부 자료를 기준으로 삼아 지난 12일까지 전국 구제역 매몰지에서 발생 가능한 침출수를 계산했더니 최대 6156만ℓ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1년 영국 통계청은 소 한 마리의 사체에서 두 달간 170ℓ의 침출수가 나오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농식물검역청도 소 160ℓ, 돼지 12ℓ의 침출수가 사체에서 나온다고 계산하고 있다. 이 같은 자료는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이 2010년 작성한 연구용역 논문 '가축매몰에 따른 환경오염 관리방안 마련' 에 인용돼 있다.
행안부가 12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매몰된 가축 수는 '소 15만두, 돼지 313만두'이다. 이 수치를 미국 기준에 맞춰 계산하면 소 매몰지에서 2400만ℓ, 돼지 매몰지에서 3756만ℓ등 6156만ℓ가 나올 거라고 예상된다고 홍 의원은 전했다.
이어 홍의원은 “이는 500ml 생수병 1억2312만개에 달하고 올림픽 규격 수영경기장 32개를 채우고도 남는 엄청난 양인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도대체 무엇이냐”며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홍 의원은 "환경부가 이미 인정한 사태지만 정부는 아직도 매몰지 위치를 취합중"이라고 질타하면서 "정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침출수는 바실러스균, 식중독균과 대장균 등 인체에 해로운 각종 균이 섞여 있어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차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구제역 침출수에 인간에게도 전염이 가능한 탄저균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시민단체에서는 침출수가 지하수에 스며들어 상수원까지 유입돼 콜레라, 장티푸스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제기한 바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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