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올해 1월 악성코드 신고 건수가 7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인터넷 보안 위협이 연초부터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해 8월부터 악성코드로 인한 피해가 꾸준히 증가해 지난 1월 200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안 업계는 올해 악성코드 배포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사이버 보안에 주의를 당부했다.
15일 KISA가 발표한 '2011년 1월 인터넷 침해사고 동향 및 분석 월보'에 따르면 지난 1월 KISA와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등에 신고된 웜ㆍ바이러스 건수는 2920건으로 12월(1987건)에 비해 47% 증가했다. 특히 지난 8월(1405건)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피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고된 웜ㆍ바이러스를 분류한 결과 PC 사용자의 개인정보 등을 유출하는 'WINSOFT'가 전달에 비해 3배 증가한 702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 온라인게임의 계정을 탈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ONLINEGAMEHACK'에 의한 피해 신고도 288건으로 집계됐다.
이 처럼 악성코드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는 글로벌 보안기업 맥아피의 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맥아피가 최근 발표한 2010년 4분기 위협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약 2000만 개의 새로운 악성코드가 발견됐고, 이는 매일 약 5만5000개에 육박하는 악성코드가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아피 연구소는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총 5500만 개의 악성코드 중 36%가 지난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악성코드 동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악성코드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안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맥아피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악성코드의 수는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맥아피 관계자는 "많은 사용자들이 일상생활과 직장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이버 범죄자들이 이를 주목하게 됐다"며 "지난 몇 년간 모바일 기기를 대상으로 한 위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악성코드 치료 프로그램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KISA가 국내에서 유통되는 206종의 악성코드 제거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더니 2000개의 신규 악성코드 샘플 중 10개 미만을 탐지, 성능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 135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57종은 잘못된 탐지 결과가 나왔다. 악성코드 프로그램 중 85%가 제구실을 못 하고 있는 셈이다.
KISA 관계자는 "급증하고 있는 악성코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컴퓨터에 윈도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하고 믿을 수 있는 백신 소프트웨어를 반드시 설치해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의 피해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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