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중 근무 희망자와 협력사는 그대로 출입 가능
선사에 미칠 피해 최소화에 주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14일 직장 폐쇄를 단행한 한진중공업은 기 진행중인 건조조업은 중단 없이 진행키로 했다.
한진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부산 영도조선소를 비롯해 울산공장, 다대포공장 등 3곳을 직장폐쇄키로 했지만 협력업체 및 조업 희망 조합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날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부산 영도구청과 사하구청, 울산 남구청에 제출한 직장폐쇄 신고서를 통해 “회사의 시설 보호 등의 목적을 위해 불가피하게 쟁의행위에 참가한 전 노조 조합원들의 노무제공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영도조선소, 울산공장, 다대포공장외 각 부속시설에 대해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생산직 조합원 전원과 제3자 출입을 금지했다. 또 노조 전임자는 오전 8시∼오후 5시 노조사무실 출입을 제한하고 노조 상급단체 간부에 대해선 교섭 당일에만 일시적으로 출입을 허용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쟁의행위에 이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시작된 전면 파업으로 인해 이미 모든 생산활동은 외주 및 협력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건조 기일을 맞춰 발주사들의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영도조선소의 수주 잔량은 22척, 58만2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 세계 조선소중 60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신조 수주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으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올 상반기 영도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바닥이 된다.
사측은 “노조가 지난해 141일 동안 파업했고 12월20일부터 총파업을 하면서 회사와 무관한 제3자의 크레인 점거,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노조 지회장의 타워크레인 점거, 불법 규찰대 운영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며 “노조원들이 24시간 사업장에 기거하면서 파괴와 불법행위가 계속돼 정상 조업이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영도조선소 생활관에 머물고 있는 노조원 600여명에게 “퇴거해달라”고 통보했고 경찰에 시설물보호요청을 냈다. 영도조선소 정문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과 생활관에 머물고 있는 노조원들을 퇴거하기 위해 경찰에 공권력 투입 요청도 검토하고 있다.
노조도 이날 오후 영도조선소에서 노조 조합원과 영남지역 민주노총 간부 등 800여명이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에 맞서 끝장투쟁을 결의하는 집회를 갖고 정리해고 철폐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한진중공업 사측은 당초 이날 오전까지였던 정리해고 예정자들의 마지막 희망퇴직 시한을 이날 자정까지로 연장했다.
사측은 “지난 7일로 예정했던 마감 기간을 연장한 후 희망퇴직 문의전화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면서 “한 명이라도 더 희망퇴직자로 전환시키기 위해 마감 기간을 최대한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가 희망퇴직 신청자를 제외한 최종 정리해고 대상 인원을 15일 오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5시40분께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 CT-17 타워크레인(높이 45m)에 올라가 고공시위에 돌입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지난달 6일 오전 6시께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3도크 옆 높이 40m 크레인에 혼자 올라가 한 달 넘게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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