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4분기 실적 시즌이 한창이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어닝서프라이즈 보다는 어닝 쇼크 소식이 더 많이 들린다.
어닝쇼크는 아니더라도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4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도 상당수다.
지난 11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더존비즈온의 실적을 접한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당혹했다. 지난해 말 회사측이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4 분기 영업이익을 200 억원 정도로 제시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탓다.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7%, 7.0% 감소한 301 억원, 77 억원에 그쳤다.
이같은 실적 부진에 대한 정보가 시장에 새나오며 이 회사의 주가는 실적발표에 앞서 큰폭의 하락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그는 실적보다는 소통이 중요하다며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예상보다 80%나 밑돈 실적 왜?=1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기업들중 우리투자증권, 국순당, CJ CGV, 삼성물산, 태웅, CJ 제일제당, 태광이 당초 시장 기대치에 50% 이상 모자른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20% 이상의 영업이익 괴리율을 보인 기업도 많았다. 대우증권, SK브로드밴드, 풍산, 유한양행, 한전KPS, 인터플렉스, 제일모직, 대한항공 등이 예상보다 30~40% 이상 부족한 초라한 영업이익을 내놓았다.
이들은 대부분 우량기업들이다. 그런데도 이들 기업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이같은 상황을 몰랐을 정도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처리한다는 점이다. 각종 상여금 지급, 문제 자산 정리등의 조치가 4분기에 이뤄진다. 결산시점인 만큼 각종 악재가 등장하는 일도 다반사다.
이러다 보니 당초 예상과 다른 실적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제일모직의 경우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3111억, 영업이익 565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예상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치 880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우리투자증권 박태준 애널리스트는 "제일모직의 경우 편광필름 테스트 비용, 임직원 인센티브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의 증가 등이 영업이익률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순당의 상황은 심각할 정도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예상치인 43억원과 32억원 턱없이 모자란 6.4억원과 3.5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괴리율이 무려 85%나 된다.김민정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막걸리 매출이 감소한데다 설비투자로 인한 감가상각비가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CGV도 무려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와 75%나 차이가 났던 경우다. HMC투자증권 황성진 애널리스트는 "추석연휴가 3분기였고 전반적인 관리비용 증가 및 영화시장의 수요 감소효과에 따른 실적"이라고 평했다.
◆그래도 투자의견은 매수=하지만 이처럼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내놓아도 투자의견을 수정하거나 목표가를 대거 낮춘 애널리스트들은 많지 않다.
황성진 애널리스트는 CJ CGV의 목표주가를 3만5000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지만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4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해외부문의 성장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KTB투자증권도 국순당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5000원을 유지한 상태다. 단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 올해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며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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