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순 '박근혜 비하 발언'에 친박 반발 소동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개헌을 논의하기 위한 당내 특별기구를 구성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틀째 개헌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모았다고 정옥임 원내공보부대표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 부대표는 "대다수 의원들이 개헌문제 논의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시했다"며 "의총에선 특별기구 구성을 원내대표에게 위임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당내 특별기구 구성 의결 당시 의총장에는 90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당내 특별기구 구성안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반대했지만, 박수로 통해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기구는)개헌 방향을 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문식견이 있는 당내외 인사로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빠르면 월요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의 개헌 반대 입장에 대해 "현재의 야당은 얼마 전까지 개헌을 주장해왔다"며 "가능성을 열려있다"고 기대했다.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대에 대해선 "90% 이상이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친박을 설득하고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속 의원 171명 중 113명이 출석한 이날 의총에선 전날과 마찬가지로 친이(친이명박)계의 '개헌 찬성론'이 봇물을 이뤘다.
반대 의견은 당내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민본21' 소속의 황영철 의원과 김세연 의원이 개헌 논의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친박계 의원 중에서도 이경재 의원과 이해봉 의원이 개헌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명박 대통령 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 의원은 "대통령의 임기가 3년만 되도 레임덕 현상이 초래돼 비서관직을 마다하는 웃지 못 할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소신을 갖고 국정 운영을 하기 위해선 4년 중임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의원도 "지금 왜 개헌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지만 특정인 혼자 당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구도는 아니다"면서 "계파 이해 시각으로 보지 말고 다같이 만나 역발상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해진 의원은 "대통령의 집행권을 분산해 의회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통령이 먼저 권력분산을 운영해 볼 수 있지 않느냐. 권력의 한 부분을 국회에 재량권을 부여해 내각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호 의원은 "차기 대통령의 임기 중에 북한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통일시대에 대비해 헌법 개정에 필요하다"며 "당에서 구체적인 윤곽을 만들어 제시해 달라"고 특별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반면 김세연 의원은 "이미 당내 개헌연구 테스크포스(TF)팀이 있는데 다른 논의 기구를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헌 논의 보다는 총선에 대비해 상향식 공천에 집중할 때"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친박계 이해봉 의원은 "개헌을 할려면 대통령 임기 초에 해야지 지금 시기적으로 개헌이 가능하느냐"면서 "정치 세력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점에서 당내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재 의원은 친이계가 추진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에 대해 위기시 독재출현 가능성과 책임의 모호성 및 정치불안, 여소야대 동거개각시 정치 불안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정현 의원은 차기 대통령의 임기 3년 동안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나머지 2년간 분권형 내각제를 운영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인 강명순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비하 발언해 친박 의원들이 반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강 의원은 "나는 박정희 시대에 빚이 있다"며 "경제 발전의 뒤안길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뒤치닥거리를 했다. 경제개발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유신헌법 때 청와대 편하게 먹고 살지 않았느냐. 박근혜 전 대표는 의총장에 나와 (아동복지 분야의) 개헌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인 이학재 의원은 공개 발언을 통해 강력 항의했고, 김 원내대표도 "강 의원의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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