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지난해 사상최고의 실적을 올린 가운데 수익성도 크게 좋아져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기업이 처음으로 20개사를 넘어섰다고 한다. 전년에는 15개사에 그쳤다. 기업들의 경쟁력이 튼실해졌다는 의미로 고무적인 일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어제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기업이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하이닉스, 현대차 등 17개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다음 달 실적을 발표하는 은행 가운데도 신한지주,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이 순이익 1조원을 웃돌 것이 확실해 적어도 21개사가 '영업익 1조 클럽'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는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과감한 투자로 공격경영에 나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반도체 업체들이 선제적인 기술투자로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크게 늘려 놓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효과와 미국 일본등 글로벌 경쟁기업들의 위축 경영이 낳은 반사이익이라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온전히 내 힘으로만 이룬 듯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보다 중요한 것은 실적 호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가 걱정이다. 중국을 비롯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 압력,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경제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 여파로 일정 수준의 원화가치의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엔화가 상승세로 접어든 것도 부담이다. 북한 리스크, 물가 불안, 복수노조 시행으로 인한 불투명한 노사관계, 정치권의 혼란 등 국내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결코 만만치 않다.
어려울 때 일수록 공격경영이 빛을 발한다.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벌어들인 돈을 허투로 쓰거나 쌓아 두기만 해서는 안된다. 효율적으로 써야 할 때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그것이다.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를 더 늘려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한층 벌여 놓아야 한다. 미래의 먹을거리인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모쪼록 공격경영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면서 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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