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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람들]임태희, 벼랑끝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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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람들]임태희, 벼랑끝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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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몹시 곤혹스럽다.

지난해 8.8 개각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신재민·이재훈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데에 이어 12.31 개각에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또다시 중도사퇴 위기에 몰렸다.


한나라당이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청와대에 촉구하면서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주말 많은 여론수렴을 통해 국민의 뜻을 알아본 결과, 정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적격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보루였던 당에서마저 정 후보자를 내친 것이다.

청와대는 아직 "입장을 논의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임 실장과 관계 수석들이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고,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드릴 말이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보고를 받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에서 가장 궁지에 몰린 사람은 임 실장이다. 지난해 7.7 청와대 개편을 통해 이 대통령의 비서실장격인 대통령실장에 올라선 그가 반복된 인사 실패의 책임을 비켜나가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청와대에서 인사를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 지난해 인사비서관에 근무하던 행정관들을 대통령실 부속실 소속으로 이동시켜 인사 실무를 챙기도록 했으며, 최근에는 공석인 인사기획관을 없애 본인이 직접 인사를 챙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특히 김태호 후보자의 낙마 이후 청와대 자체 청문회를 새로 만들고, 후보자가 작성하는 자기검증서의 항목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등 인사검증을 대폭 강화했음에도 불구 그 효과는 없었다.


더욱이 임 실장은 이 대통령이 8.15 광복절 축사에서 집권후반기 국정이념으로 내세운 '공정 사회'를 만들어낸 당사자다. 평소 이명박 정부의 국정방향과 본인이 생각해온 정치철학을 접목시켜 '공정'이란 개념을 화두로 던졌고 이명박 정부는 이를 과감하게 수용했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사태가 "'공정 사회'에 적합한 인물이냐?"는 질문 앞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임 실장이 결국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청와대사람들]임태희, 벼랑끝에 서다

이를 두고 청와대 참모들간에는 말이 많다.


이 대통령이 감사원장이나 장관급 인사를 직접 챙기고 결심하기 때문에 임 실장이나 관계 수석들의 결정권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결국 인사는 대통령의 선택이고 책임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판단해서 국정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때 참모들이 옆에서 그때그때 충언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데, 이같은 시스템이 청와대 내에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랜 검증작업을 거쳤고, 내부 청문회도 통과했다"던 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사회가 감사원장 만큼은 국무위원이나 청와대 참모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적 자질을 갖추고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모는 "대통령이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자신의 자리를 걸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인물이 청와대 내에 얼마나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그동안 반복됐던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내에서도 '책임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 실장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는 듯 하다.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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