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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수단, 분리독립 투표 시작..193번째 유엔회원국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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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분리'를 위한 투표는 '자유'를 위한 투표다"


남부 수단의 수도 주바 거리 곳곳에는 이 같은 문구가 쓰인 포스터가 붙어 있다. 9일(현지시간) 시작되는 남부의 분리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남수단에는 자유에 대한 열망이 들끓고 있다. 주민들은 거리에서 한바탕 축제를 벌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투표를 독려 중이다. 남수단인들에게 투표는 곧 자유다.

수단은 이름은 하나지만 사실상 두개의 국가로 이뤄진 상태다. 공식 정부는 북수단에 있지만 남수단도 자치 정부를 갖고 있다. 50년 넘게 지속된 내전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이 국가를 남과 북으로 완전히 갈라놨다. 아랍계 무슬림이 다수인 북부 군사 정권이 기독교계 흑인 중심의 남부를 이슬람화하려고 시도하면서 갈등은 불거졌다. 남부는 저항했고 갈등은 비극이 됐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분쟁이 남긴 것은 200만명의 피와 상처로 얼룩진 수단의 불행한 현실 뿐이다.


그러나 이번 투표에서 주민들이 독립에 압도적으로 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수단은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유권자 400만명 중 60%가 투표에 참여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독립이 성사되고, 유엔 가입을 신청하면 193번째 신생 회원국으로 다시 태어난다. 16년 동안 에티오피아에 있는 남수단 반군 훈련 캠프를 지원해 온 남부 주민 피터 코르(48)씨는 "수단의 역사는 분립 독립을 위한 투쟁의 기록"이라며 "내전이 시작된 1955년부터 남부인들은 독립을 갈망해왔다"고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수단은 이미 독립 이후를 바라보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 18개 국가에 준(準)대사관을 설립했고, 위원회를 발족해 국가(國歌)를 제정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극단적인 빈곤, 85%에 이르는 높은 문맹률, 종교 간 폭력 사태 등 각종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독립 이후에도 많은 문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석유가 갈등의 불씨가 돼 남북간 내전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체 석유 매장량의 3분의2가 남부에 분포돼 있어 북부 수단으로서는 석유로 벌어들일 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 수출 통로인 송유관도 북부에 있어 남북간 분쟁이 빚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의 위기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의 필리프 드 상파튜 아프리카 국장은 "북수단은 석유 수출로 벌어들일 수익의 분배 비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남수단 독립 승인을 미룰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북수단과의 대립 뿐만 아니라 남부 내부의 갈등도 문제다. 8일 남부 경계지역에서는 반군이 남수단 보안군인 수단인민해방군(SPLA)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수단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일부 반군 세력이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독립 투표를 하루 앞두고 벌써부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남수단은 1959년 이후 전쟁 상태이기 때문에 많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해 남부는 국가를 세울 능력이 없다고 경고했다. 더 좋은 선택은 통일이지만 남부 주민들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남수단의 분리 독립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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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남부 국경 지대로 대거 이주하면서 빈곤이 심화되고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수 개월간 14만3000명의 남수단인이 북부를 떠났고 지금도 하루에 2000명 가량이 남수단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엔과 영국 구호 기관 옥스팜은 긴급 구호 기금을 조성해 남수단 지원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수단에서 남부의 독립이 수단의 안정을 가져올 지 새로운 갈등과 내전의 신호탄이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전 재발과 사회적 혼란에 대한 두려움도 독립을 갈망하는 남수단 주민들의 열망을 꺾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코르 씨는 "독립에 대한 투표가 수단에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부푼 희망을 드러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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