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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레터]위험분산은 경영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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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레터]위험분산은 경영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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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베네치아 상인의 위험분산 전략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도시국가 상인들과 달리 베네치아 상인은 여러 배에 물건을 나눠 실어 혹시 모를 침몰 위험에 대비했습니다.


또 '콜레간차'라고 불리는 한정합자회사 제도를 통해 투자자와 실제 사업가를 분리시킨 제도는 당시 해상무역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주변 도시국가들이 주로 소수 대부호가 무역에 종사했던 것과 달리 적은 자본을 가졌지만 다양한 상인들이 활동하며 위험을 나눴기에 그만큼 흥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11일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국내 한 중견기업의 임금폭동 사태는 기업의 위험분산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일러주었습니다. 지난 1985년 처음 이 국가에 진출한 영원무역은 현지 고용인력만 3만명 이상, 수출 규모 3억달러가 넘는 현지 최대 외국기업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국내에서도 '노스페이스'라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하며 지난 3분기까지 매출액만 5600억원이 넘는 탄탄한 중견기업이지만 외부세력이 개입한 폭동으로 공장은 꼬박 하루동안 공장을 중단시켜야 했습니다. 사태가 발발하자 서울 본사에서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현지로 날아가 사태수습에 앞장섰을 정도입니다.


사태가 며칠 만에 수습돼 곧 공장이 재가동됐지만 이번 일에 촉각을 곤두세운 건 이 회사가 그간 방글라데시에 들인 공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지난 90년대부터 5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정부로부터 최초 자유무역지대 건설 및 운영 허가권을 따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문제를 해결한 적도 있고 허가업무를 더디게 진행하는 이 나라 정부덕에 속을 태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20년 넘게 공을 들인 결과 이 지역에서 남부럽지 않은 큰 회사가 됐지만 이번 사태로 이같은 집중전략이 제 발등을 찍은 격이 됐습니다.


같은 업계 다른 회사 사정은 이와 사뭇 다릅니다. 국내 최대 의류수출기업인 세아상역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니카라과 등 중남미 지역까지 다양한 곳에 생산설비를 두고 있습니다. 한세실업 역시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와 과테말라 등에 공장을 운영중입니다. 이번 사태가 '남의 일'만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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