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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장사 안돼도 R&D 투자는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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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장사 안된다고 투자 안하면 제약산업의 미래는 없습니다."


주요 제약사들이 부진한 실적 속에서도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는 오히려 늘리고 있다. 앞으로 몇 년이 고비인데, 이 기간이 국내 제약업계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18일 주요 상위 제약사들이 공개한 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국내 10대 제약사들의 올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일제히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LG생명과학으로 지난해 17.0%에 비해 2.5%p 증가한 19.5%(반기 기준)로 나타났다.


금액상으로는 한미약품이 1위다. 이 회사는 총 663억원을 지출해 매출액 대비 14%를 연구개발에 썼다. 올 초 회사 측이 공언한 '매출액 대비 15%, 1000억원'에는 다소 못미치나, 지난해 13.4%보다는 증가했다.

종근당도 눈에 띈다. 매출액 대비 9.7%를 연구비용으로 사용해 업계 3번째 1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약사 "장사 안돼도 R&D 투자는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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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강화된 정부규제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며 '매출 정체, 수익 하락'에 고전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상위 10개 업체의 영업이익은 평균 4.2% 하락했다. 순이익 하락률은 9.5%에 달한다.


그나마 '백신'라는 특이성으로 유일한 고성장을 기록중인 녹십자를 제외하면, 영업이익 감소폭은 15.5%에 달하며 순이익은 24.5%나 줄었다. '최악의 한 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렇듯 돈을 못 벌면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신약'이라는 달달한 열매가 목전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가 본격적으로 신약개발에 나선 건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인데, 이제 10여년이 지나며 각 업체들은 '개발 후반기'에 접어든 신약후보를 몇 개씩 보유하게 됐다. 신약개발의 특성상 '후반기'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투자액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 업체마다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 정도 남은 성과 단계까지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튼튼한 내수를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는 회사가 막판 좌절 없이 '글로벌 신약개발회사' 반열에 오를 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 헐값에 신약 판권을 타 회사에 넘기거나, 부진이 계속될 경우 M&A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은 세계화에 성공하느냐 아니냐 매우 민감한 기로에 서있다"며 "제약업계가 정부 규제에 건건마다 반발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중요한 시점에 정부가 산업 규제 일변도로 가면서, 자칫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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