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홍익동 소재 외국인근로자센터 지구촌학교, 다문화 가족 아이들 공부는 물론 체험 학습 진행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학교를 마친 자야(가명)는 요즘 신바람이 났다.
학교 끝나면 마땅히 갈 때도 없고 놀 친구도 없어 이곳 저곳 방황한 적도 많았지만 최근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제공 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해 또래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어 즐겁기만 하다.
성동구 외국인근로자센터는 늦은 시간 엄마가 데리러 올 때까지 공부도 시켜주고 저녁식사도 제공해 준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이주민 자녀가 각종 유해 환경으로부터 노출돼 있으나 부모들은 늦은 귀가로 인해 탈선이나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홍익동 소재 외국인근로자센터를 통해 이런 청소년들을 보듬는 방과후 '지구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구촌 학교'는 대부분 영세한 업체에서 맞벌이하는 이주 부모들의 자녀로 13~18세 연령대 아동청소년 20여명이 참여, 부모의 늦은 귀가로 오후 8시 넘어까지 돌봐주고 있다.
방과후 학교숙제와 한국어 영어 수학 등 기초학습 뿐 아니라 성 정체성 환경 인권 교육 등 다양한 지적성장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벽화그리기,천연비누만들기 등 다양한 특별활동과 공연, 박물관 견학 등 한국문화체험으로 생활적응도 도와주고 있다.
또 성동구청의 도움으로 석식지원과 푸드뱅크의 지원으로 간식도 제공받고 있다.
지구촌 학교를 다니는 아동 리쑤웨이(가명)는 여기 오기전에는 “밖에 나가면 외모나 말투 때문에 놀림받고 맞은적도 있어요. 그래서 집안에서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밤늦게 귀가하는 부모가 올때까지 혼자 외롭게 지냈는데 여기오니 친구들이 있어서 좋아요. 또한 부족한 한국어도 배우고 다양한 수업으로 학교생활하는데 도움이 되요” 라고 말했다.
또 이색프로그램으로 '다문화가정의 진로탐험'이라는 주제로 올 8월부터 이주아동·들에게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게 해주고 있다.
특히 미술 등 예술 쪽에 관심이 많은 이주학생들이 한양대학교와 홍대, 연세대를 자유롭게 탐방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주아동들은 “그동안 막연히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 친다 ”며 " 한국어도 잘 못하는 데 내가 무슨 대학이야라고 낮은 자존감을 보이던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촌학교는 이주아동이 한국어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 소외와 차별감 그리고 낯선 환경속에서 학교와 사회에 조금씩 적응하면서 꿈과 미래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아이들을 범죄 등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수호천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구촌학교 신혜영 교사는 “앞으로도 이주 아동들이 꿈을 잃지 않고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센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앞으로 이주민 지원사업은 이주민 2세가 안전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주민 2세에 대한 지원과 사업의 확대를 약속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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