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환율 분쟁으로 신흥국 경제 위협 커.. G20 공조로 해결필요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미국과 중국의 환율 갈등이 장기적으로 원화 절상압력으로 연결돼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4일 ‘미·중 환율갈등과 원화환율’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원화 환율이 저평가 된 상황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의 개방도 경상수지 흑자기조 등을 감안하면 향후 원화 절상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 절상 압력이 커지고,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인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30원.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1111원까지 떨어지면서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외환시장의 갈등이 커지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국가 간 교역이 위축되고 세계경제가 장기 침체로 갈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미 하원이 환율개혁법을 통과시켰고, 세계 주요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데 반해 중국은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는 조치를 내린 것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20%에서 최대 40%까지 저평가 돼 있다고 지적하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기조로 봤을 때 위안화의 변동 가능성도 떨어진다. 당분간 외환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고래 싸움에 새우만 죽어나가는 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보고서는 환율전쟁 속에서 신흥국 화폐의 절상속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국들의 저금리 정책이 신흥국의 외화 자금 유입을 확대시키고 이것이 신흥국 통화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압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LG경제연구원은 “위안화는 속도가 문제이지 중장기적으로 절상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원화도 동반 절상 추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원화절상에 세계 경제의 둔화까지 겹치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환율갈등의 조정, 중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성과를 내는 것이 우리나라가 환율전쟁의 피해국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어 최선의 방안”라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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