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G20정상회담 비즈니스서밋(Business Summit)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혁신과 생산성 파트를 맡은 컨비너(convener·의장)인 조셉 선더스(Joseph W. Saunders)는 세계 최대 전자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비자(VISA)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해 10억명을 넘는 카드 회원과 2400만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 연 4조40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비자는 원래 세계 최대의 신용카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글로벌 카드회사인 비자의 CEO가 어째서 '혁신과 생산성' 파트의 컨비너로 선정됐을까. 그것도 수많은 제조 대기업들을 제치고서.
G20정상회담 비즈니스서밋 관계자는 "국가간의 빈부격차, 국가 내에서의 빈부격차로 인해 불균형 성장이 이어지다 결국 경제위기가 터진 것"이라며 "비자는 휴대폰, 인터넷을 통한 금융결제 시스템을 확대해 가면서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에게도 경제 활동의 기회를 제공,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에 가기 힘든 사람일지언정 휴대폰은 갖고 있는 시대다. 이들에게 전자결제를 가능토록 해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면 결국 개개인의 생산성도 향상된다는 논리다.
특히 비자가 신용카드 회사에서 전자결제 회사로 변모하는 모습에서 '혁신'이 부각됐다.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로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자지만 전자결제 시장의 도래를 앞두고 한 발 앞선 전략과 투자를 통해 전자결제 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한 비자야말로 '혁신'을 통해 더욱 거대한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에 있어 선더스 비자 회장의 선견지명은 금융계의 '승부사'로 불릴 만큼 혁신적이다. 2007년 취임 전, 선더스 회장은 비자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처음 비자와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비자 인터내셔널 산하 6개 기업을 ㈜비자라는 독립 법인으로 통합시키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선더스 회장은 현금 및 수표 대체 수단으로서 디지털 통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던 시절, 비자가 업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존재로 부상하는데 기여했다.
선더스 회장은 큰 흐름을 읽고 경제 상황에 맞춰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했다. 비자코리아 관계자는 "선더스 회장의 철학이 있었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도 적절한 변신을 이끌어 1등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더스 회장을 영입할 당시 비자인터내셔널 이사회(Visa International's Board)의 윌리엄 캠벨(William I. Campbell) 의장은 "선더스 회장은 우리의 전환 기간 동안 리더로서 그의 경험을 활용해 우리를 세계적인 수준의 조직(world-class organization)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선더스 회장은 이에 대해 "나는 내 산업에 대한 지식을 사용해 최선을 다하겠다. 내 경험이 비자의 성공에 '지속적인 성공(continued success)'에 기여하는 중요한 통합 및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선더스 회장은 약속을 지켜냈다. 비자의 통합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이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라던 상장(IPO)을 성공적으로 성사시켰을 뿐만 아니라 비자가 신용카드 회사에서 전자결제 네트워크로 변모하는 데에도 공헌했다.
불모지였던 신용카드 사업분야에 일찍 뛰어들어 전문성을 키웠고 기회가 찾아왔을 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금융계의 '승부사' 조셉 선더스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담 비즈니스서밋에서 저개발 국가를 빨리 성장 궤도에 올릴 수 있는 혁신과 생산성 부문에 대한 컨비너로 나선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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