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부동산 경기의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가 올 연초 대비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값(재건축, 주상복합 포함)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실수요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저렴한 지역을 중심으로 올랐고 재건축 밀집지역과 개발 호재로 투자 수요가 많은 지역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연초 대비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값이 3.5%(1871만원→1805만원) 떨어진 가운데 은평, 종로, 동대문, 서초, 구로, 강북구 등은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 대비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은평구다. 은평구는 올 초 3.3㎡당 아파트 매매값이 1155만원에서 현재 1185만원으로 오르면서 무려 2.6%가 올랐다.
이어 종로 0.9%(1499만원→1513만원), 동대문 0.8%(1259만원→1269만원), 서초 0.7%(2925만원→2946만원), 구로 0.2%(1209만원→1211만원), 강북 0.1%(1136만원→1137만원) 등의 순으로 상승했다.
강남권에 해당하는 서초구가 오름세를 나타낸 것은 서초동 우성아파트2차 시공사 선정, 진흥아파트 안전진단 통과 등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추진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가격 상승률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연초 대비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은 송파구로 무려 5.6%(2556만원→2413만원)가 떨어졌다. 재건축 아파트 밀집지역인 강동구가 5.0%(2027만원→1925만원) 떨어지면서 그 뒤를 이었고 동북권의 북부법조타운 및 창동차량기지, 창동민자역사 등 개발 호재가 많은 도봉구가 4.5%(1167만원→1115만원) 떨어졌다.
다음으로 노원 -4.1%(1277만원→1225만원), 양천 -4.0%(2084만원→2002만원), 강서 -3.4%(1456만원→1407만원), 강남 -3.1%(3475만원→3367만원), 관악 -2.2%(1295만원→1266만원), 영등포 -2.0%(1676만원→1643만원), 서대문 -1.9%(1240만원→1216만원), 용산 -1.8%(2563만원→2517만원) 등의 순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강남, 강동, 양천구 일대가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되면서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 강남구는 8월 한 달 간 아파트 매매값이 0.22% 하락했지만 9월 들어서는 -0.03% 변동률을 기록했고 강동구 역시 8월 변동률 -0.49%에서 9월에는 -0.12%, 양천구는 -0.3%에서 -0.05%의 변동률을 보이는 등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DTI규제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부동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데다가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시프트 등 서민 주거 정책을 피면서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생각이 투자에서 거주 개념으로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며 "최근 부산 등 지방의 아파트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것도 이를 증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권과 같이 학교, 교통, 주거환경 등 기반시설이 좋아 수요 유입이 꾸준한 지역의 경우에는 시장이 호황일 때 상승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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