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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제2의 도요타 사태'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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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일본 도요타는 수십년 동안 최고의 품질과 안전의 명차로 통했다. 하지만 도요타의 아성이 무너진 것은 불과 하루아침의 일이었다. '모래 위에 쌓은 집'이란 비아냥은 끊이질 않았고 결국 도요타는 이미지 실추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어야만 했다. 유례없는 할인 정책을 펴면서 실적을 개선하고 있지만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믿음을 배신한 대가는 잔혹했다.


사실 도요타 사태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인 현대차에 기대 이상의 반사 이익을 안겨줬다. 그 사이 현대차는 주요 해외 시장에서 도요타의 자리를 꿰찼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무대에서 고속 질주를 멈추지 않던 현대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가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시그널은 충분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기아차 쏘울에 이어 현대차의 2011년형 쏘나타 결함 조사에 착수했다. 각각 접수된 불만 건수는 1건과 2건뿐이었다. 해외 시장 공략의 전략 차종으로 '현대차 때리기'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조립의 문제일 뿐 부품 품질에는 하자가 없다는 자체 판단을 하면서도 만약에 대비해 서둘러 자발적 리콜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제2의 도요타 사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터다. 도요타의 품질이 도마 위에 처음 오른 곳이 다름 아닌 미국이었던 점도 현대차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리콜을 실시하는 신형 쏘나타는 총 13만9500대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생산된 차량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사실상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쏘나타의 전량에 해당하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일부 부품의 조립 불량으로 알려졌지만 전량 리콜은 품질 자체에 대한 관리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목숨을 앗아갈 만큼의 도요타 사태와 같은 치명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먼저 맞는 매가 덜 아픈 법이다. 현대차가 이제부터라도 밀려드는 주문에 대한 속도 조절과 함께 진정한 품질 경영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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