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사들이 '짝짓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진 주로 외국 제약사들이 국내사에게 제품을 건네주는 형태였다면, 최근엔 반대 경우도 흔해졌다. 국산약이 제품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혼자선 안된다…파트너를 찾아라"
미국 존슨앤존슨 계열의 한국얀센은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브라본토'라는 약의 허가를 받았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사실 이 약은 SK케미칼이 개발한 '엠빅스'다. 한국얀센 관계자는 "엠빅스가 발기부전치료제 중 효능에 비해 저평가 돼있다고 판단, 제품을 들여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브라본토는 연내 판매가 시작된다.
또다른 국산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동아제약)도 협력 관계에 있는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향후 유럽 지역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시판중인 발기부전치료제 5가지 가운데, 원조격인 '비아그라'를 제외하고 4가지 제품 모두 다국적제약사-국내사의 공동마케팅이 벌어지게 됐다. 시알리스의 한국릴리는 한독약품과, 레비트라의 바이엘코리아는 종근당과 이미 손을 잡은 상태다.
◆성공하는 짝짓기, 실패하는 짝짓기
가장 성공적 사례는 한국릴리와 대웅제약의 협력이다. 양사는 2003년 공동마케팅을 시작하며 애초 15% 수준이던 시장점유율을 30%대로 끌어 올렸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릴리는 2006년 말 대웅제약과의 계약 만료 후 단독 판매를 결정했는데, 점유율이 도로 26%대로 하락했다. 이에 한국릴리는 올 7월 한독약품과 다시 짝을 이뤄 3년여만에 공동마케팅 체제로 복귀를 결정했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원만한 것은 아니다. 바이엘헬스케어는 '레비트라'가 8% 수준의 시장 점유율로 꼴등을 벗어나지 못하자, 2006년 종근당과 손을 잡아 도약을 노렸다. 하지만 초기에 반짝 점유율이 올랐을 뿐, 현재는 양사가 각각 3%, 2%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 쪽의 장점을 합하는 형태가 아닌, 각자 경쟁하는 바이엘-종근당 사례로는 공동마케팅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선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말께 6번째 발기부전치료제를 선보이는 중외제약도 공동 마케팅에 조심스런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 초기엔 단독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다가 차후 돌파구가 필요한 경우라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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