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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파스]강풍ㆍ호우..한반도 할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4초

철제 송전탑 휜 '프라피룬'과 맞먹는 위력
지하철 운행중단 등 중부지방 피해 속출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제7호 태풍 '곤파스'가 2일 한반도를 할켰다.
특히 곤파스는 2002년 당시 철제 송전탑을 부러뜨린 태풍 '프라피룬'과 맞먹는 위력으로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입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심기압이 985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7m, 강풍 반경 180km의 소형급인 태풍 곤파스는 이날 오전 6시35분 강화도 남단지역에 상륙했다.
앞서 기상청은 오전 6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충남 지역에 태풍경보를 내렸다.


곤파스는 당초 정오께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서해로 북상하면서 상층 제트류의 영향을 받아 속도가 빨라졌다.

곤파스가 중부지방에 위력을 떨치면서 이날 오전까지 서울ㆍ경기ㆍ강원지방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곤파스가 예상보다 빨리 북상하면서 이날 출근시간 전후로 수도권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실제로 오전 5시20분부터 지하철 1호선 서울역부터 경인선 인천역까지 상ㆍ하행선 양방향 운행이 단전으로 전면 중단됐다.
단전은 태풍의 영향으로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비닐 등이 전선에 감겨 발생한 것으로 코레일 측은 보고 있다.


오전 5시26분부터는 지하철 4호선 금정역∼오이도역 구간의 상ㆍ하행선 운행이 역시 같은 이유의 단전으로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수도권 전동차 구간인 서울∼DMC, 서울∼천안, 청량리∼소요산 구간 등 경부선 7곳과 안산선 1곳, 경인선 1곳, 중앙선 1곳, 경원선 1곳, 공항철도(영종기지) 1곳 등 전체 12곳의 전동차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까치마을 S아파트 109동 앞길을 지나던 주민 현모(37)씨는 강풍에 부러진 가로수에 머리를 맞아 숨졌고, 오전 6시20분께는 부천시 원미구 상동 앞길을 지나던 서모(38)씨가 강풍에 날아온 이모(54.여)씨의 포장마차 지붕에 맞아 머리와 왼쪽 다리를 다쳤다.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강풍에 뽑힌 가로수와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도로를 뒤덮어 출근길 혼란을 부추겼다.
서초구 잠원동 반원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 10여 그루가 쓰러지면서 왕복 4차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우회했고, 종로구 삼청터널 인근에서도 뽑힌 나무가 한 그루가 차로를 막아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도 1개 차로가 쓰러진 가로수에 가로막혀 일부 노선버스가 환승센터에 진입하지 못해 도로 한가운데서 승객을 하차시키기도 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선 항공기 56편 전 노선도 모두 결항됐다.


이날 오전 6시께에는 인천시 남구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의 지붕막 24개 가운데 남동 측 7개가 태풍 '곤파스'가 몰고 온 강풍에 찢어졌다.
지붕막 전체의 설치 비용이 300억원 상당이었던 점으로 미뤄 피해액은 1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작물 피해도 속출해 전남도의 경우 나주 10.7ha, 함평 6.14ha, 구례 5ha, 강진 4ha 등 25.86ha의 벼가 쓰러졌다.


강풍과 호우로 학생들의 등교시간도 2시간 늦춰졌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소방방재청은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 초ㆍ중학교의 등교시간을 평소보다 2시간 늦췄고, 고등학교의 경우 이날이 고3 수능 모의평가일이어서 학교장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전체 공사립 유치원에 대해 이날 하루 휴업 결정을 내렸다.


전국적으로는 정전과 전기시설 설비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2일 오전9시 현재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115만4000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면서 이중 72%인 82만8000가구는 긴급복구로 전기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봇대는 419개, 변압기 104대 ,전선 348곳 등이 각각 피해를 입어 총 피해금액은 10억원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날 오전 7시까지는 72만5856가구에 정전(47% 복구)이 발생했으며 이후 피해규모는 늘어난 대신 복구율은 높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상륙 후 지면의 마찰로 운동에너지를 잃고 에너지원인 수증기 공급이 차단되면서 세력이 점차 약화된다"면서 "곤파스는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에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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