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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의 펀드브리핑]'펀드시장의 위기' 수익률 때문일까?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펀드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연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데다 많은 국민들은 더 이상 펀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현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 국민의 대표 금융상품'이었던 펀드가 어느 새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그리고 대신 그 자리에 랩어카운트와 주식 직접투자가 부상하고 있다. 펀드시장의 한 참여자로서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게 현실인 것 같다.

이렇게 된 직접적인 이유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위기로 주가 폭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부진한 펀드 성과로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막연히 고수익을 올릴 것이라 기대하며 가입했던 펀드가 '반토막'으로 전락해 버리니 투자자들의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2년 넘게 기다리다 원금이 회복되자 마자 '다시는 투자하지 않겠다'며 펀드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과연 투자자들의 실망이 수익률 때문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자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펀드를 팔 때는 '장미빛 미래'를 이야기하다가 막상 예상과 달리 주가가 폭락하자 항의하는 투자자들을 애써 외면해버렸다. 그저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투자자와의 소통에 소홀이 했다.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펀드를 팔았다가 막상 수익률이 떨어지니 별달리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수익률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일이다. 투자자들이 실망한 것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진 금융회사의 태도에 있을 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펀드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통렬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펀드의 본질에 어긋나게 판매하거나 운용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펀드는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자산관리에 있어 최고의 투자수단임에 틀림없다. 자산운용사와 자산보관회사(은행) 등이 서로 견제하도록 돼 있는 투명성 높은 선진국형 금융상품이다. 효율적인 분산투자로 그 어떤 상품보다 안정성이 높은 투자상품이다.


이런 펀드를 이용해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장기투자'가 필수다. 분산투자 역시 결국은 장기투자를 위한 것이다. 여러 자산으로 나눠 투자하면 수익률 변동이 줄어 장기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투자란 말처럼 결코 쉽지 않다. 매일 오르내리는 주식시장을 보면 누구라도 엉덩이가 들썩 거릴 수 밖 없다. 원래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러한 심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장기 투자를 통해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펀드상품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펀드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국민의 장기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서 펀드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와 투자자의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나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투자철학과 운용전략이 투자자에게 정확히 전달돼야 한다. 그래야 수익률이 설사 떨어지더라도 투자자는 이를 믿고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금융회사들은 펀드의 운영철학과 전략이 투자자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시장이 불투명할 때일 수록 더욱 투자자에게 다가가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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