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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수익률 日>美 '30년만의 역전' 의미는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980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의 배당수익률이 미국을 앞지를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쏟는 미국 기업과 달리 일본 기업은 국채 수익률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내세우며 '개미'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양국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역전할 경우 좀처럼 오르지 않는 일본 증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개인 투자자들의 시각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저평가 매력과 쏠쏠한 배당수익을 올릴 기회를 동시에 갖췄다는 인식이 번질 것이라는 얘기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시에떼제네랄은 일본과 미국의 배당수익률이 올해 2.1%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일본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도 토픽스 기업들의 이번 회계연도 배당수익률이 2.2%를 기록, 미국 S&P500 기업들의 1.9% 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수익률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과거 미 증시는 일본 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미국의 배당수익률은 1980년 이후 꾸준하게 일본의 배당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만간 일본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미국을 앞지를 수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잃은 일본증시에 나타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몇 년간 1989년 꼭지를 찍은 일본 증시가 현재 절반 수준 밖에 회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배당수익률과 국채 수익률의 차이는 일본 주식의 가격 메리트를 높인다. 배당수익률이 국채수익률보다 높으면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올라간다는 얘기다. 일본기업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0년물 국채수익률 보다 100bp 높다. 3%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배당수익률을 상회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니코애셋매니지먼트의 존 베일 글로벌 스트레티지스트는 "일본의 장기 국채수익률은 미국 보다 낮을 뿐더러 환율도 더 탄력적으로 움직인다"며 "주식배당률이 높아지고 있는 일본 주식시장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배당수익률이 일본 보다 뒤쳐질 것으로 보이는 것은 최근 주식시장이 금융위기 전 상황으로 돌아가면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S&P500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자사주 매입은 한해 전에 비해 80% 상승하면서 3분기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배당 보다는 바이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돌려주고 있다.


FT는 금융위기가 미금 금융 기업들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히면서 금융주 배당이 가파르게 축소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꼽았다. S&P500 기업들 가운데 금융주의 배당금 규모는 지난 2007년 말 30%에서 현재 8.9%로 축소됐다.


S&P의 하워드 실버블랫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는 배당을 철회하는 기업이 많았다"며 "다만 올해는 상황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지난 6월 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지난해 동기대비 5.7% 증가했고, 2분기에는 2.4% 늘었다고 집계했다. 하반기에는 7.6%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예로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08년 배당 수준을 3분의 1까지 대폭 삭감한 이후 2년 반 만에 다시 배당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높은 배당소득세도 기업들의 배당 정책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내년부터 미국의 배당소득세는 15%에서 39.6%로 치솟는다. 기업은 자사주 매입을 더 늘리고 배당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한편 일본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은 높은 배당수익률을 주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 영향으로 5월 이후 개미들은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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