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30년간 끈끈한 경제협력을 이어온 리비아와 외교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건설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건설업계는 이번 사태가 리비아 건설시장 수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외교관계가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파견직원의 안전대책, 수주 전략 등을 마련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해 리비아에서 올린 건설수주액은 31억달러(21건)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 중 리비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8년 3.3%에서 2009년말 6.4%로 배 가까이 올랐다. 올해도 현대건설이 1조4800억원 규모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등 리비아에서 수주 소식은 잇따르고 있다.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는 20개사로 발전소 호텔 주거단지 등 총 51건, 92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건설업체별로는 대우건설이 1978년 리비아 시장에 진출, 현재까지 120억달러 어치를 수주했다. 현재 진행중인 공사는 미수라타 복합화력발전소 등 5건의 공사로, 14억19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직원들은 152명이 파견돼 일하고 있다.
1980년 리비아에 진출한 현대건설도 현재 알칼리즈화력발전소 등을 비롯한 3건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인 직원은 60여명이 파견된 상태다.
이밖에 롯데건설 한일건설 등도 리비아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리비아 현지에서 진행 중이 공사들은 현재까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관계가 냉각된 상태에서 현대건설이 리비아 전력청에서 발전 플랜트를 수주했다는 게 대표 사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외교사태로 인한 피해는 없다"며 "직원들의 비자 발급도 현지공항에서 이뤄지고 있어 휴가나 출장 등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리비아 측에서도 꼭 필요한 공사인 만큼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이번 사태가 진행 중인 공사나 정식계약을 체결한 공사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서 빨리 해결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악화될 경우 앞으로 있을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건설업계는 당장 40억달러 규모 '트리폴리 도시철도 사업' 수주전에 악영향을 미칠지를 염려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외교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당장 피해를 보지는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외교문제와 관련 리비아가 강경 대응으로 나온다면 신규 수주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한-리비아 사이의 외교 관계 냉각 상황이 이어지면 국내 건설사들이 리비아에서 추가로 수주를 따낼 가능성은 낮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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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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