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서울 은평을이 신(新)정치1번지로 떠올랐다.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평을은 여야 정치권은 국민적 관심이 가장 뜨거운 곳이다.
정권의 2인자인 거물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야당 후보들의 대결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재보선 이후 정국을 주도하기 위해 은평을 승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1년 토박이' 이재오, 지역일꾼론 내세워 여의도 귀환?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는 야당 후보들의 정권심판론에 맞서 지역일꾼론을 내세우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격차로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지역내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신중한 행보다. 6.2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여론조사의 오차와 함께 야권 후보단일화라는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41년을 은평 지역에서 살아온 토박이"라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주민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선거운동 방식도 몸을 낮춘 나홀로 선거운동을 고집하고 있다. 이 후보는 선거초반 "날 살리려면 한강을 넘지 말라"며 당의 지원을 사양한 것은 물론 선거사무소도 폐쇄하는 배수진을 쳤다.
대신 수행비서 1명만 대동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지역 곳곳을 저인망식으로 훑는다. 새벽 5시면 자전거로 구산동 자택을 나서 출근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한다. 이어 4인승 카니발 승용차에 몸을 싣고 하루 평균 20곳 안팎의 유세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이 후보의 여의도행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는 '박사모'다. 정광용 대표는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0%"라면서 "이 후보의 낙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사모'의 낙선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친박 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거나 야당 후보들을 역선택하게 되면 이 후보로서는 쉽지 않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野, 후보단일화로 역전승 장담...성사 여부는 미지수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오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야당 후보들은 막판 역전승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6.2지방선거 이후 정권심판론의 정서가 남아있는 데다 여권 주류의 권력투쟁,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발언 등 여권발 악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조사상 열세 역시 10% 안팎으로 추정되는 숨어있는 야당표와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이른바 '한명숙 학습효과'를 감안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화여대 총장 출신의 장상 민주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이후 정세균 대표는 물론 정동영, 손학규, 한명숙 상임고문 등 거물급 인사들의 총력 지원 속에서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와 서울시장 후보였던 이상규 민주노동당 후보는 언론보도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각각 유권자와의 맨투맨 접촉을 강화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발전보다 여의도 정치에만 몰입한 이재오 후보에 대한 지역내 반감이 상당하다"면서 "과거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했던 점도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을 감안할 때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의 문제는 후보단일화다. 민주당, 참여당, 민노당 등 야3당은 협상기구를 구성,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지만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라는 큰 틀의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모두 이재오 대항마를 자처하며 서로의 양보만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야권 분열에 따른 선거 패배가 몰고올 후폭풍을 감안할 때 막판 극적 타협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은평을 재선거는 지방선거 이후 정권심판론의 정서가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7월말 휴가철에 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연령대별 투표율과 함께 야권의 후보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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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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