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가 고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대표의 당 운영 체제에 다른 최고위원들이 정면 반박하는 모양새가 연일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가 출발부터 불협화음을 내는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 안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혔다.
◆비주류, 연일 십자포화 = 당직 인선을 비롯해 안 대표가 취임 이후 꺼내든 '박근혜 총리론'과 '개헌론' 등에 대해 비주류의 공세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특히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공개 석상에서 다른 최고위원들이 안 대표에게 집단 비난 공세를 퍼붓는 장면도 목격됐다.
친박(친박근혜)계 서병수 의원은 "국회의원 개인의 안상수 의견과 한나라당 당대표로서의 안상수의 의견은 엄격하게 구분돼야 한다"며 성급한 '박근혜 총리론' 질타했고, 김무성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불을 집힌 개헌론에 대해 "권력구조 개편 문제는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정파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개인적 의견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친이계 정두언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쇄신과 민생 등 당원과 국민의 관심사는 어디 가고 개헌과 보수대연합 등 권력의 관심사가 먼저 나온다"며 "이렇게 가면 한나라당의 앞날은 다시 야당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대 차점자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연일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 최고위원은 "안상수 대표님은 20%의 지지를 받았지만 80%의 민심과 당심은 변화와 화합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특히 "친이 강성파는 당의 화합을 위해서 당직에서 배제되는 것이 옳다"고 주문했다.
◆변화·쇄신 모색 =당 최고위가 초반부터 안 대표의 당 운영에 제동을 걸면서 안 대표도 쇄신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당초 사무총장으로 낙점한 친이계 이병석 의원 대신 소장파인 원희룡 의원을 내정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세대교체와 쇄신, 화합에 대한 요구를 일부 수용한 셈이다. 특히 경북 포항 출신인 이 의원은 친이 강경파인데다, '영포라인' 논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친이계 사이에선 "당직에서 밀리면 앞으로 국정운영에도 밀린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봉은사 외압설'로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불교계와도 화해했다. 안 대표는 전날 조계사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제 부덕의 소치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에 자승 총무원장은 "이미 물은 흘러서 바다로 간 이야기인 만큼 잘 받아 들이겠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안 대표가 저자세를 유지하며 당 안팎으로 화합을 모색하고 있지만 고난의 행보는 당분간 이어갈 전망이다. 7.28재보선 이후 단행될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서 각 계파를 아우러야 하는데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복귀 후 당내 화합책이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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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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