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7월16일. 자금난으로 파행을 겪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운명을 판가름 짓는 날이다. 코레일이 개발컨소시엄 시공 대표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측에 이날까지 토지대금에 대한 이자지급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 사업과 관련 "삼성물산측이 최근 중도금 전액(4조7000억원) 준공시 납부, 분납이자 면제 등을 요구한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오는 16일까지 자금조달 방법을 제시해 달라"고 밝혔다.
코레일이 자금조달 방법 제시일을 7월16일로 못박은 것은 지난해 사업자 시행자측이 발행한 8500억원규모의 ABS의 자금조달을 위해 최소 2개월전 이사회결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ABS 납기일은 9월17일이다.
코레일은 "만일 사업이 중단된다면 모든 책임은 삼성물산에 있다"며 "토지대금은 컨소시엄 구성원들이 지분별 보증 등으로 조달하도록 약속돼 있으므로 컨소시엄 대표사인 삼성물산이 책임있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토지대금은 사업자 공모시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 끝에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이라며 "공모 당시 철저한 사업성 분석 결과를 근거로 토지대금을 제시했을 텐데 불과 1여년만에 계약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사업성 관리 능력에 의문을 품게 한다"고 비판했다.
삼성물산은 이와관련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단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45% 갖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사업 파행의 책임을 모두 떠밀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리가)계약변경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지난달 이사회에서 용산국제개발사업 관련 건설사들의 의견을 제출한 것"이라면 "사업협약에 토지대금은 컨소시엄 구성원들이 지분별 보증 등으로 조달하도록 약속돼 있는 것 처럼 지분에 따라 공정하게 책임과 의무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건설은 지난달 열린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이사회에서 △토지대금 중 중도금 전액인 4조7000억원을 준공시점까지 무이자 연기 △기존 608%인 용적률을 800%로 상향 △부족자금은 출자사 지분별로 2조원 증자 등을 제안했다. 또 2조원 내외로 추산되고 있는 분납이자와 현가감소분 등도 면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PF를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게 이유였다.
한편 총 사업비 30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2016년까지 한강로 3가 용산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 53만여㎡를 국제업무지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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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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