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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포스코 '신수종 투자' 물꼬 터졌다

주요 10대 그룹, 신수종 사업에 80조원 투자...경기 전반에 선순환 효과 기대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채명석 기자, 김혜원 기자] 대기업들의 투자 물꼬가 터졌다. 종전 현금 챙겨놓기에 혈안이 됐던 대기업들이 미래형 사업에 대해 투자 포문을 본격 연 것이다. 특히 투자의 타깃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신수종 사업'으로 집중되고 있다.


기존 사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두고 있지만 10년, 20년 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탓이다. 미래 먹거리 발굴은 전자ㆍ자동차ㆍ철강 등 각 산업군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지면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 확대 등 국내 경기 전반에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의 신수종 사업 투자 예상 규모가 8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동안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따른 보수적 경영으로 곳간을 걸어잠궜던 기업들이 공격 경영에 나섰다는 것을 방증한다.


삼성그룹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신수종 사업에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LG전자도 올해를 '그린(Green) 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돌입했다.

또한 포스코는 2018년까지 연료전지를 비롯한 신수종 사업 등에 17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내놨으며, 현대기아차도 '그린카 4개 강국' 진입을 위해 그린카 개발에만 4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그밖에 SK는 태양전지 등 미래 성장 동력에 8조원을 투입하고, 한화는 1조3270억원, GS는 2조3000억원, 두산은 1조5000억원, STX는 1조2000억원, 현대중공업은 4017억원을 각각 신수종 사업에 투입한다.


투자 기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주요 기업들이 '신수종 사업'에 쏟아붓는 금액은 발표된 것만 80조원에 육박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성배 수석연구원은 "전자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들이 앞다퉈 신수종 사업 발굴에 나선 것은 현재에 만족하고 정체하면 무너진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는 대단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올 들어 투자ㆍ수출ㆍ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전경련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선진 경제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면서 에너지효율, 온실가스 저감 등 녹색성장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키로 한 만큼 기업들도 이에 화답할 것"이라면서 재계의 신수종 투자가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무엇보다도 기업들의 이같은 과감한 투자는 실적이 뒤받침해주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한득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술 투자를 확대한 효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호실적으로 현금 자산이 확대되면서 투자 여력도 그만큼 커졌다"고 평가했다.


대폭적인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인색했던 기업들이 곳간 문을 열고 있다는 징후는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상장 대기업 20곳이 지난 3월 말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은 57조928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1조5364억원(2.6%)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돈을 풀고 있다는 것.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최근 경기가 호전되면서 기업들의 신수종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투자가 확대되면 일자리 창출과 소득 확대 등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일ㆍ채명석ㆍ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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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
채명석 기자 oricms@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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