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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조건 14개월來 최저..팔아도 남는게 없다

수입 원자재 값 올라도 내수ㆍ수출 원가반영은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식품ㆍ음료캔을 생산하는 D사는 2008년 사상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매출 20%가 줄고 영업이익은 3분의 1 토막이 났다.

하지만 올해가 더 걱정이다. 오는 5월 주원료인 철강 판재류 가격이 25%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재료인 주석(Sn)의 국제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 평균 주석가격(LME 기준)은 t당 1만3573달러였지만 올 들어 꾸준히 올라 지난 12일 현재 1만8695달러를 기록 중이다. 원가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원화약세로 수출 경쟁력은 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알루미늄 섀시 제조업체 N사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평균 t당 1699달러였던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지난 주 2415달러까지 치솟았다. 업체 간의 과당경쟁도 문제지만 주 거래처인 건설업체가 연쇄부도 공포에 빠지면서 외우내환이 겹쳤다.


포스코는 오는 5월 t당 68만원(SS400, 기준가격)인 열연강판 가격을 t당 15~18만원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열연강판 생산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80% 이상 오르고 석탄 가격도 70%나 인상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같은 대기업들은 원가상승분을 곧장 제품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에 이 시기 오히려 매출이 늘고 수익성도 좋아지지만 대기업 사이에 낀 납품업체들은 고사 상황까지 몰릴 수도 있다.


중소 납품업체의 위기는 통계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순상품교역조건은 1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해 이 지수가 낮다는 것은 수입단가가 올라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순상품교역조건 지수(2005=1000)는 84.5로 전월 86.0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08년 12월(76.6)이후 가장 낮다.
이 지수가 84.5라는 것은 같은 물량의 수출로 2005년에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지난 2월에는 84.5개만 수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던 2008년 10월에는 73.4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5월에는 90.6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떨어지기 시작해 12월 85.0, 지난 1월 86.0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수입단가지수는 114.8로 2008년 12월(119.1)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월(113.9)에 비해서는 0.9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원자재의 상승폭이 컸는데 그중 비철금속은 131.5로 전월(112.7)보다 18.8포인트나 올랐다. 비철금속 지수가 이 만큼 치솟은 것은 2008년 9월(140.8) 이후 처음이다.


수출단가지수는 97.0으로 전월(97.7)에 비해 0.7포인트 낮아졌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지수가 137.7로 1.2포인트 낮아졌고 섬유ㆍ직물ㆍ의류ㆍ종이 등 경공업품도 119.8로 0.9포인트 하락했다. 철강제품은 115.9에서 116.6으로, 화공품은 112.2에서 117.9로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철금속을 중심으로 수입단가지수가 많이 올라갔다"며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세의 영향을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난달 수입물가가 2개월째 상승했으며 자본재와 소비재 가격은 환율하락으로 내림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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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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