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녹십자가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방식을 전면 교체한다. 계란을 사용하는 방식 대신 앞으론 세포배양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백신생산을 꾀하려는 취지다.
녹십자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병건 사장은 "2014년쯤 첫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5∼10년은 유정란 백신과 동시 생산, 이 후엔 세포배양 백신으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60여년간 지속된 전통적 백신 생산 방식을 포기하는 것은 조류독감과 계절독감이 동시에 올 경우 때문이다. 조류독감이 유행하면 백신의 원료인 계란이 오염될 수 있어, 계절독감 백신을 생산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녹십자 외에도 노바티스, 솔베이 등 다국적 백신업체들은 세포배양 백신 개발에 서두르고 있으며 일부는 유럽 등 국가에서 이미 허가를 받은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생산기간 단축이다. 기존 백신은 바이러스 배양에서 생산까지 6개월 정도 걸리지만, 세포배양의 경우 2∼3개월이면 가능하다는 게 녹십자 설명이다. 지난해처럼 단기간 내 백신 수급이 필요한 경우 유용할 수 있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접종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다.
다만 가격이 얼마나 될 지가 관건이다. 공장을 새로 짓고 장비를 확충해야 하며, 더욱이 유정란 백신에 비해 원료 당 완제품 생산 비율인 '수율'이 낮아 단가가 좀 올라갈 수 있다.
이병건 사장은 "녹십자가 확립한 배양방식을 활용해 수율을 크게 높일 예정"이라며 "기존 계절독감 백신보다 다소 싸게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녹십자는 향후 R&D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올 해 593억원을 투자해 백신 및 바이오 신약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허은철 기술총괄 부사장은 "백화점식 신약개발보다는 감염성 질환 및 암분야에 R&D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현재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다양한 분야의 예방백신 개발을 통해 백신주권을 지키고 글로벌 백신 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한편 녹십자는 지난해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올 해 유행할 계절독감으로 정해져 두 백신이 합쳐짐에 따라, 올 해 백신 매출은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7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량으로는 990만 도즈이며 이 중 200만 도즈 정도를 수출하고 나머지는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이병건 사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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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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