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대한생명 청약에 올 들어 가장 큰 자금이 몰렸다.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예상치보다 낮게 결정돼 대한생명을 비롯한 한화 측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았지만 공모 경쟁이 오히려 치열해지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뜨거운 청약 열기로 상장이라는 과제를 해소시키게 된 한화그룹은 앞으로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중심의 재편 짜기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삼성생명도 대한생명의 치열한 공모 열기를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절반의 흥행 성공(?)..예상 밑돈 공모가 영향
대한생명 공모주 청약에 최종 4조2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주관사 대우증권은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10일 청약 경쟁률이 23.7대 1로 집계됐고 총 증거금이 4조2199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청약증거금이 가장 많이 몰렸던 1월말 지역난방공사의 2조488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최고치다.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희망 하단가격인 9000원을 밑돌면서 투자 메리트가 생긴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박재홍 대우증권 IPO1부장은 "이번 대한생명 IPO에 기관투자가는 물론 개인투자자들이 이처럼 높은 관심을 나타낸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한생명의 상장 후 예상되는 적정 기업가치에 비해 공모할인율이 높게 적용됐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모가가 낮다는 것은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공모가는 낮게 형성됐지만 중요한 것은 상장이후의 가격인데 상장 이후 현재의 8200원 밑으로 떨어지기보다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한화, 대한생명 중축 '금융지주 체제' 박차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한 한화그룹은 대한생명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금융지주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이 금융지주사를 설립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을 아우르는 복합금융상품을 출시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대한생명 상장을 계기로 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이 용이해졌고, 이로 인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글로벌 보험사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상장으로 금융계열사를 키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생명과 증권사의 대형화로 '금융지주회사'라는 큰 그림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앞으로 상장까지는 여러 절차가 남아있다"면서"상장후 구체적인 비전 및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에 미칠 영향은?
대한생명이 공모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삼성생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우선 오는 5월경 상장을 추진중인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얼마에 정해지는지에 따라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지 여부가 정해진다.
대한생명이 예상보다 공모가가 낮게 확정되면서 그로 인해 오히려 공모 청약이 뜨거웠던 만큼 삼성생명도 예상치에 못미치는 공모가가 나왔을 땐 공모 시장에서의 관심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5조원에 이른 삼성차 부채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공모가가 낮아질 경우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공모가를 주당 '10만원' 이상이 돼야 이 부채를 갚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분의 1로 액면분할을 했기 때문에 당초 삼성차 채권단에 약속했던 주당 70만원의 가치를 지키려면 최소 액면분할 후 공모예상가가 10만원을 넘어야한다는 것.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삼성생명 공모가도 내려갈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의 보수적인 평가로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낮아진 것을 보면 삼성생명 또한 외국인의 참여 부진으로 공모가가 예상을 밑돌수 있다는 것.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상 삼성생명의 계열관계에 있는 운용사와 인수단 및 주관사계열은 공모에 참여할 수 없어 국내에서 끌어들일 수 있는 자금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삼성생명의 공모가에 외국인들의 입김은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증권 전문가들은 공모가가 낮게 측정된다 하더라도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어 크게 우려할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대한생명만큼의 열기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삼성생명의 공모가 확정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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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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