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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전직공무원 러브콜 러시

삼성.LG.두산.STX그룹 등 영입 잇따라
정부인맥 쌓고 기업 입장대변 통로役 제격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재계가 공직에서 물러난 전직 공무원들의 영입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간간히 이어지던 영입이 올 초부터 크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계열사별로 경찰청 고위 퇴직자 영입을 했거나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이영화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영입했다. 이어 오는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갖는 에스원도 조용연 전 충남지방청장을 신규 상근감사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한 상태다.

지난해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장관(현 STX에너지ㆍ중공업 부문 회장)과 이병호 전 한국가스공사 부사장(STX에너지 사장)을 영입한 STX그룹도 올 들어 신철식 전 국무조정실 차장을 이달초 신설되는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에 앉혔다. 두산그룹도 문홍성 전 기획재정부 국장을 전무급으로 영입했으며, 이달 초부터 그룹 글로벌 전략업무를 담당토록 할 예정이다.


통신업계에도 전직 고위 공무원 모시기를 완료했다. LG그룹은 텔레콤과 데이콤, 파워콤 등 통신 3사의 통합법인인 'LG텔레콤' 대표이사 부회장에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 장관을, 지난해에는 KT가 정통부 출신 석호익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을 대외협력 담당 부회장에 선임한 바 있다.


전직 고위 공무원을 끌어들이는 기업들의 속내는 먼저 상대적으로 취약한 관계 인맥을 보완하고 정부에 자사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서다. 삼성그룹의 경우 그룹 내 각종 안전사고 및 환경사고 등의 긴급 사태 발생시 경찰의 초동 조치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직 경찰 공무원을 영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 출신 인사도 재계의 영입 대상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세무서장급 이상 20여명 가량이 명예퇴직을 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스카우트전이 치열하다는 데, 역시 정부의 갑작스런 조치에 대비하기 위해서 안전장치를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인적 능력을 인정받아 요직을 맡는 경우도 있다. 신철식 전 차장은 비상근직이지만 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 참석해 중ㆍ장기 전략을 기획하고 조율하는 등의 실무 권한을 부여받으며, 문홍성 전 국장도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두산그룹 전체 전략을 입안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정책을 입안했던 경험이 기업 경영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와의 교감이 중요해 지면서 전직 공무원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라면서 "향후에도 고위 공무원 스카우트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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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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