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허술한 법 규정이 재개발 혼란 키워

추진위 시공사 가계약으로 소송제기 등 분쟁사례

#사례 1.
서울 은평구 수색동 A 재개발구역이 소란스럽다. 지난해 9월 비상대책위원회가 시공사 선정방법이 잘못됐다며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부터다. 시공사선정 무효를 주장하는 비대위는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자금지원을 해준 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경쟁에 다른 건설사들이 참여했지만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시공사 선정총회 당시 진행된 투표도 조작됐다는 것이다.


#사례 2.
같은 뉴타운 지역에 속하는 수색 B구역에서도 비슷한 분쟁이 진행중이다. 이 사업지는 지난 2005년 4월말 추진위가 설립됐고 2008년 10월 10일 조합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때 시공사로 추진위 때부터 자금을 지원한 K건설로 선정됐다. 비대위측은 대여금을 갚지 않은 채 시공사 선정이 진행되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다른 구역보다 높아졌다며 조합측에 분담금 인하 등 사업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 시공사 가계약 문제 삼아 소송제기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쟁송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 가계약을 문제삼은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비대위 등 일부 조합원들이 가계약을 공정경쟁입찰 방해 요인으로 지목하고 소송을 거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르면 추진위 시절 시공사 선정은 무효지만 지난 2005년 3월 18일부터 2006년 8월 24일까지는 이같은 제한이 없었다. 이때 시공사를 선정한 재개발사업지에서 조합과 비대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 조합 패소 판결 잇따라

최근 법원에서 관련 사업의 주민동의 등 법적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 추진결과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그 파장은 더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소송에서 조합 패소의 이유로는 철거비와 분담금을 명시하지 않는 등의 불완전 동의서 수집, 사업초기와 관리처분 인가 이후 제시한 상이한 사업비, 노후 불량 건축물 비율 부적합에 따른 구역지정 취소 등이 있다.


지난달 22일 대법원은 철거가 95% 완료된 서울 왕십리 뉴타운 1구역의 조합설립 무효 판결을 내렸다. 동의서 부실 수집이 문제였는데 조합추진 동의서 644장 중 59장이 기본적인 내용이 기재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 우동6구역 역시 지난달 조합설립 무효 판결을 받았다. '불완전 동의서'라는 같은 이유에서다. 이 구역 땅 소유주 328명 가운데 81%가 조합설립에 동의했지만, 당시 조합추진위원회로부터 설계비와 사업비 내용을 들을 수 없었다.


서울 마포구 아현4구역 조합의 경우 지난 2008년 6월 관리처분을 받았으나 지난해 10월 사업초기에 제시한 사업비와 관리처분인가 이후 제시한 사업비가 달라 패소한 바 있다. 서대문구 가재울 4구역에서는 분양이 예정된 건축물 추산액과 추가 분담금 정보고 미비해 관리처분계획이 취소됐다.


◇ 무엇이 문제인가?


재개발 사업지는 이처럼 바람잘 날이 없다. 철거민 문제를 제외하고라도 조합원과 비대위의 이익 갈등이 생기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조합설립 무효 판결 등 법원 판결은 특히 재개발조합 설립인가신청에 필요한 동의서에 반드시 설계개요, 비용 등이 명시돼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 의미가 크다. 조합의 조급한 사업추진과 절차를 따르지 않은 미숙함을 지적한 것이다.


AD

더불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자체가 사업진행시 현실과 괴리된 부분이 많다는 등 제도적인 허술함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 인허가를 맡는 관할 지자체의 역할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개발 사업에 대한 주민교육도 구역지정 후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