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막대한 '현금 보유고'를 석유화학 사업쪽에 쏟아붓고 있다.
SK, 한화, GS, 롯데 등의 그룹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이들의 유화 계열사는 '캐시 카우'로서 그룹의 차기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16일 유화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주력 화학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을 통해 향후 3년간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 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호남석화 여수 공장 등 증설을 위해 500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을 마무리한 뒤 국내외 인수ㆍ합병(M&A)을 위한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은 전략 사업으로서 석유화학을 더 키우고 내수 편중을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그룹은 2014년 호남석화와 케이피케미칼을 통해서만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시장 재공략을 선언한 SK그룹은 계열사 SK에너지를 통한 수익성 있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독립 회사 내 회사(CIC)로 승격된 화학 사업을 맡고 있는 김용흠 사장은 1년의 절반을 중국에서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SK에너지는 매년 화학 사업 설비를 위해 고정적으로 투입하는 비용만 5000억~7000억원에 달한다.
구자영 SK에너지 총괄 사장, 홍기준 한화석유화학 사장 등 전문 경영인(CEO)들의 광폭 경영 행보에서도 석유화학 사업을 키우려는 그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들에게 전권을 맡기고 힘을 실어주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총수가 가는 곳마다 측근에서 수행하며 핵심 '브레인' 역할도 그들이 한다. 일례로 이달 들어 김승연 회장과 함께 다보스 포럼에 이어 유럽, 미국 등 사업장을 점검한 홍기준 사장은 내주 사업차 해외 출장이 잡혀 있는 등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와 비교해 탄탄한 사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모기업 덕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유화사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과 금호다. 삼성그룹은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 삼성석유화학 등 유화 계열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눈에 띨 만한 지원이 없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복잡한 사업 군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대한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금호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은 모기업 부실로 인해 구조조정 중으로, 채권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의 경우 호기를 대형 실기(대우건설 인수 실패 의미)로 인해 놓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 질서 재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성장의 수혜를 크게 보고 있다"며 "특히 석유화학 사업은 중국의 높은 수요로 큰 혜택을 보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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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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