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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국의 '도요타 때리기' 속셈은?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도요타 리콜 사태로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도요타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1% 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


작년까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도요타는 이로써 3위로 밀리는 일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신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차가 도요타를 대신에 2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도요타 리콜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란 사실은 미국 정부의 ‘도요타 때리기’의 의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미국 정부는 파산으로 사실상 국유화된 GM의 대주주다. 백악관은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 주주로서의 견제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이번 일을 일본에 빼앗긴 자동차 시장을 되찾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는 주장을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엔 미국의 입장이 너무 절박하기도 하다. 금융위기로 미국은 빅3 자동차 업체 가운데 둘을 잃었다. 800만대라는 사상 초유의 리콜로 도요타가 흔들리는 지금이야 말로 미국 입장에서는 둘도 없는 만회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GM과 포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GM은 지난 달 부터 도요타 리콜 차량을 보유한 고객이 GM으로 옮겨올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포드 역시 도요타 고객에게 10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나섰다. ‘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라는 냉혹한 시장 논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정작 미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분한 편이다. 미국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탓컴이 지난 10년 동안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접수된 20만 건의 소비자 불만 신고를 조사한 결과 상위 20개 자동차 업체 가운데 도요타의 순위는 17위였다. 도요타가 미국 소비자들로부터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품질 관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 자동차는 물론, 일본, 한국 자동차 기업들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어떤 사건이 계기가 돼 품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누군가 의도를 갖고 이를 공격한다면 타격을 피해나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 자동차 기업들이 도요타의 몰락에 환호할 것이 아니라 더 바짝 정신을 차려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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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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