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연초부터 국내 건설사들에 저가 낙찰 주의보가 떨어졌다. 국내 건설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쿠웨이트석유회사(KOC) 발주 가스 가압장 171번 입찰에서 이탈리아 엔지니어링 회사인 사이팸(Saipem)이 최저가 가격을 제출, ‘출혈경쟁’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0일 건설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KOC가 지난 9일 가스가압장 171번(BS-171) 프로젝트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사이팸이 최저가인 9억달러를 써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내 업체 중 가장 낮은 금액으로 응찰한 대림산업(11억달러)보다도 2억달러나 낮은 금액이다.
이밖에 페트로팩이 10억달러를 써 냈고 현대건설과 SK건설은 각각 13억달러, 14억6000만달러에 응찰했다.
BS-171번은 하루에 1.25억세제곱피트(ft³)의 사우어 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장치 3기로 구성돼 있다. KOC는 이번 입찰전에서 최저가격을 써 낸 사이팸 등과 추가 협상을 진행, 최종 낙찰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이 최저가로 입찰한 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사이팸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업계는 이번 입찰전을 계기로 저가 수주전이 확대될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해외 국가 발주처가 무더기로 국내외 업체들을 초청, 최저입찰제 방식으로 경쟁을 부추기고 나서 공사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
국내 건설사들이 올들어 일제히 해외공사 수주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대폭 높여 잡은 것도 부담이다. 수익성 중심의 수주전이 하반기로 갈수록 '일단 목표를 달성하자'는 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부터 해외 경쟁업체들이 가격을 낮춰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번 입찰에서 국내 업체들이 무리한 수주실적 달성보다는 수익성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면 가격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166% 증가한 120억달러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도 전년보다 각각 422%, 61% 급증한 82억달러, 45억달러의 해외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림산업 역시 해외 수주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25% 많은 40억달러로 잡았다. GS건설은 지난해와 비슷한 6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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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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