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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무너진 사회 교육을 다시 세우자 17]앞서가는 IT교육 뒤처지는 정부지원

u-러닝 학생·학부모 반응 긍정적 전망 밝지만 정부지원 부족해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이 문제 풀어 볼 사람?"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 여럿이 손을 든다. 선생님이 한 아이를 지목하자 그 아이는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예전 같으면 교실 앞 칠판에 나가 분필을 집어 들었겠지만 아이가 손에 쥔 것은 터치펜이다. 교실 앞 칠판으로 나가는 대신 자리에 앉은 채 앞에 놓인 태블릿 PC에 답을 적기 시작한다. 선생님이 손끝으로 모니터를 클릭하자 교실 앞 대형스크린에 방금 전 아이가 적은 답이 뜬다.


u-러닝 학습 환경이 조성된 교실의 수업 모습이다. u-러닝은 유비쿼터스 러닝(ubiquitous learning)의 줄임말로 학생들이 시간, 장소, 환경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교육 형태를 말한다.

현재 구축 돼 있는 u-러닝은 아직 완전한 u-러닝의 모습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 교육 현장의 u-러닝은 전자칠판, 태블릿 PC 등 하드웨어와 초고속 네트환경 등의 인프라 구축에 힘쓰는 초기 단계다.


충청남도 교육청은 지난해 초등학교 6개교, 중학교 6개교 총 12개교를 지정, 1년간 'u-러닝 선도학교'를 운영했다. 2008년부터 u-러닝 모둠 학습실을 구축하는 등 u-러닝 학습 환경 조성과 관련해 꾸준한 준비를 해 온 남양초등학교는 u-러닝 선도학교 사업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전교생이 100명인 남양초등학교는 태블릿 PC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u-러닝 선도학교 사업이 시행된 1년간 평균 주당 10시간 이상을 u-러닝 학습 환경을 활용, 수업을 진행했다. 이는 주로 국어, 수학, 사회 등의 교과목 수업시간에 이뤄졌다.


선생님들이 전자칠판을 이용, 판서를 하면 개별 학생들이 자기 책상 위에 놓인 태블릿 PC로 전자칠판에 뜬 내용을 함께 보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또 아이들은 교실 내에 설치된 위치추적 카메라를 이용해 수업을 동영상으로 저장할 수 있어 집에서도 공부할 수 있었다.



1년간 운영된 u-러닝 선도학교에 대한 아이들과 학부모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아이들은 흥미를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자 했으며,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산골학교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u-러닝 학습 환경이 사교육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남양초등학교에서 u-러닝 선도학교 운영을 담당한 최종원 교사는 "u-러닝 학습 환경을 운영해보니 일반 교과서를 두고 수업할 때 보다 아이들의 집중도도 더 높고, 수업 영상을 파일로 제공해 아이들이 집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있다는 점이 좋다"며 "u-러닝 학습 환경에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남양초등학교의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u-러닝 학습 환경 구축은 교육 현장에 여러 가지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표준화된 교육과정에 따라 집단 강의를 하는 대신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 공교육 활성화 및 미래형 인재 양성 기반 구축에 큰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도시와 농어촌 지역,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학생들 간 교육격차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u-러닝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학교 교육이 가능해져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이 밝고 교육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지만 u-러닝에 대한 정부측의 정책 추진은 아직까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월 u-러닝 관련 분야(글로벌 교육서비스)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새롭게 선정, 발표됐지만 주요과제는 3년 전 밝힌 목표와 동일하다.


지난 2006년 1월 정부는 'u-러닝 코리아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2011년까지 초·중학교에 u-러닝 인프라 구축하고 단말기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이미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u-러닝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면서 2013년까지 국내 u-러닝 학습 환경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다시 내세웠다.


또 지난 해 5월, 기획재정부는 1월 발표한 신성장동력의 세부 실행계획으로 '신성장동력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세계 제1의 u-러닝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주요 정책 내용은 u-러닝 관련 법·제도 개선, 핵심 기술·콘텐츠 개발 지원, 교육과정·교육정보화 해외진출 지원 확대 등 추상적인 수준에 그친다.


처음 u-러닝 시범학교를 운영한 지 5년이 지났지만 u-러닝 시범 사업 실시는 여전히 u-러닝 관련 주요 정책으로 선정돼 있다.


정책 추진과 더불어 예산 지원 부족도 문제다. 지난해 u-러닝 선도학교 사업에 참여했던 모 초등학교의 교사와 u-러닝 학습 환경 구축을 위해 초고속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한 모 교육대학의 관계자는 "올해 u-러닝 관련 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 추가적인 디지털 기기 매입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원 교사는 "꾸준히 u-러닝 학습 환경 구축을 위해 준비해온 만큼 앞으로도 전자칠판,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을 활용해 u-러닝 학습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현재 보유한 기기들은 자체 예산과 충남교육청 지원으로 마련했지만, 향후 기기 매입은 자체적 예산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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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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