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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 "분할매각으로 끝내 추락할 수도"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일본항공(JAL)이 지난 19일 법정관리를 신청,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절차에 들어갔지만 장기간 험로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 주도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더라도 정상적인 영업을 통한 회생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법원은 채권단의 채무재조정과 기업회생지원기구(ETIC)의 지원 규모 등을 확정해 올 7~8월에 구조조정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구조조정 계획이 승인되면 기존의 주식을 100% 감자하고, ETIC가 새로운 자본을 출자해 주식을 발행한다. 동시에 인력과 항공노선, 사업조정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조정 계획의 진행에는 많은 장애물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벌써부터 JAL이 회생절차를 밟아도 이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이 곳곳에서 나돌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다수의 업계 임원들은 전일본공수(ANA)가 일본 대표 항공사로서 JAL의 위치를 대신할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측의 주요 계약이 JAL이 아닌 ANA으로 이전되는지 여부를 통해 정부의 지원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


국토교통성은 JAL의 지위를 위축시키기 보다는 델타항공이나 아메리카에어라인 등과 연결된 항공 동맹체를 통해 시장의 지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내각 관료들은 JAL의 국제적 입지를 대폭 줄이고, ANA와 주요 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수권 배분에 있어 ANA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


JAL의 경영이 악화되는 과정을 볼 때 JAL이 대규모 네트워크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돈다. 항공유 조달 비용 헤지(hedge)나 운임 결정시스템 등을 결정하는데 있어 경영진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일본의 기업회생지원기구(ETIC)의 한 고위 관료는 "JAL의 사업규모를 축소시키는 것만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ANA는 JAL의 위기와 함께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JAL의 붕괴로 ANA에 상당한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18일 ANA는 일본의 공정거래위원회(FTC·公正取引委員會)에 "JAL에 혈세가 과도하게 투입 된다"며 지원과 동시에 규제안을 내놓지 않으면 공정경쟁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지원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격랑속의 JAL을 이끌어갈 신임 최고경영자(CEO) 이나모리 가즈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나모리 CEO가 JAL에 남아있는 기존의 관료주의 기업문화와 기업 내 분열주의 등을 타파하지 않으면 회생에 높은 장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즈호 기업은행과 미쓰비시 UFJ 은행,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 등 3개 주요 대출 은행이 새로 태어날 JAL에 대한 신규 대출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나모리 CEO가 떠안은 막중한 임무를 순탄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JAL은 영원히 이전의 모습을 되찾기 힘들지도 모른다. 신문은 이나모리의 구조조정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회생의지가 부족하면 정부가 회생 계획을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JAL은 국제선, 국내선, 화물운송사업 등으로 분할 매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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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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