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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절약 정부-소비현장 괴리 여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기후변화대응과 온실가스감축의 각종 구호를 통해 강력한 에너지절약을 외치고 있으나 지자체, 기업, 개인 등 소비현장과는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10대 기업의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은 전년대비 5.9%감소해 2002년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포스코 SK에너지 GS칼텍스 등 10대 기업은 산업부문 에너지의 30.5%, 총 에너지소비의 12.8%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는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기가 급속 냉각되면서 산업계의 생산과 매출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1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감소는 20%인 반면 에너지 소비는 5.9% 감소에 그친 것. 매출액 100만원당 에너지 소비량을 나타내는 효율은 2008년 26.7%하락(효율 개선)에서 지난해 18.8%% 증가(효율 악화)로 반전해 더욱 나빠졌다. 호남석유화학(38.9%개선)를 제외하고 에쓰오일(48.6%),GS칼텍스(41.5%) 현대오일뱅크(32.3%) SK에너지(31.4%) 등 정유 빅4는 평균 이상의 효율악화를 나타냈다.


호화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들의 에너지사용량도 도마위에 올랐다.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가 전국 246개 지자체 청사의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호화청사 원조격인 용인시청은 3843toe(석유환산 t)의 에너지를 사용해 1위에 올랐다. 용인시청의 상주인구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1931㎏oe(석유환산 ㎏)로 역시 호화청사라는 빈축을 샀던 전북도청(1968㎏oe)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용인시청의 이 같은 에너지 사용량과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조사대상 지자체 청사 전체 평균치의 각각 7.1배, 2.3배에 해당한다.

전북도청과 용인시청을 비롯, 2005∼2008년 건설된 신축청사 15곳의 평균에너지 사용량은 1118toe로 2005년 이전 지어진 청사의 2.2배였고 1인당 에너지 사용량도 1234㎏oe로 1.5배나 많았다.최근 호화 청사 논란이 일었던 성남시청의 경우 올해 11월 완공돼 이번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이 대통령은 19일 과천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런 내용 지자체청사 에너지 사용량 실태를 보고받고 "지자체 청사가 에너지 낭비형으로 건설되고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제력이 월등한 일본보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것은 부끄러운 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에도 지경부 업무보고에서"호화청사를 뜯어 고쳐서라도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이에따라 에너지관리공단 등과 공동으로 호화청사로 지목돼온 성남시와 용인시, 전북도청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진단을 벌인 뒤 에너지 낭비성 구조를 고치기로 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지방공기업 등 436개 기관의 5608개 청사의 냉난방 기준 온도를 조정하고 전등을 LED(발광다이오드)로 교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연내에 10% 절감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10대 기업 모두 에너지 목표관리제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점을 감안, 연간 2~9% 수준의 에너지절감목표를 설정해 업종별 최대효율에 이르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년 초 에너지다소비 사업장 명단과 실적분석을 발표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할 방침이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07년 기준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억8870만t(전세계 289억6240만t)으로, 2006년, 2007년 연속 세계 9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990년 이후 2007년까지 탄소배출 증가율이 113%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 세계 평균증가율(38.7%)의 3배를 상회했다. 1인당 에너지소비(toe/인)는 2000년 4.10toe를 넘어선 이후 2005년 4.75toe, 2007년 4.86toe, 2008년 4.95toe로 증가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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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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