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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게보린.. 많이 먹으면 내성 생길까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직장여성 A씨(30)의 핸드백에 언제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진통제.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두통 그리고 말 못할 생리통 때문이다. 그런데 요새 들어 진통제 한 알로는 부족해 두 알은 먹어줘야 통증이 잡히는 것 같다. A씨는 "내성이 생겼나" 싶어 웬만한 통증은 참고 버텨보려고 노력한다. 진통제에도 내성이 생길 수 있을까. 그리고 A씨처럼 진통제를 달고 살아도 큰 문제는 없는 것일까.


◆두 알의 진통제가 필요하게 된 이유

'어느 한 약물에 몸이 오래 동안 적응하다보니, 양을 늘여줘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현상을 '내성'이라고 한다면 진통제는 내성이 없는 약이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의사마다, 병원 홈페이지마다 설명이 다르다. 또 A씨처럼 "같은 효과를 위해 더 많은 약을 먹어야 했다"던 사람이 흔한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마다 설명이 다른 이유는 다양한 종류의 진통제를 설명하면서 생긴 오해일 수 있다. 진통제는 그 성격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나눌 수 있는데, 마약성 진통제는 내성 뿐 아니라 의존성, 중독성이 있다. 하지만 전문 의사 통제 아래 사용하므로 환자 입장에서 이런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반면 흔히 약국에서 구입해 먹는 '타이레놀', '게보린', '펜잘' 등 비마약성 진통제(이하 일반의약품 진통제)에는 내성이 없다. 물론 의존성이나 중독성도 없다. 그렇다면 A씨는 왜 점점 많은 양의 진통제가 필요하게 된 것일까.

◆문제는 약이 아니라 당신의 통증


일반의약품 진통제는 크게 단일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과 복합성분이 있다. 단일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예 : 타이레놀 등), 이부프로펜 성분(부루펜 등), 아스피린 등이 있다. 이 약물들은 내성이 없다.


반면 주성분을 도와주는 부가성분이 문제다. '카페인'이 대표적이다. 카페인은 의존성이 있다. 특정 감기약에 중독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도 카페인 때문이다.


일반의약품 진통제 중 카페인이 든 게보린이나 사리돈 등 제품은 카페인 의존성 때문에 더 많은 양을 원하게 될 순 있다. 하지만 매일 다량의 진통제를 장기간 먹는 극단적인 경우의 이야기다. 일주일에 두세 번 수준의 '불규칙한 복용자'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진통제를 장기간 먹으면, 이를 분해하는 효소의 활동이 점점 활발해져 약이 더 빨리 분해되는 이유도 있다. 강희철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는 "약이 더 빨리 분해되므로 약효가 금방 사라지는 효과가 생기고, 이는 약을 더 자주 먹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진통제를 '매우' 규칙적으로 먹는 극히 일부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한편 약의 용량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약 때문이 아니라 그 질병 자체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즉 하루 한 알로 통제되던 두통이 두 알을 필요로 한다면, 자신의 두통이 더 심해진 것일 수 있단 말이다.


강 교수는 "진통제를 먹는다는 것이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므로, 이를 통해 질병이 악화돼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적정 용량으로 안되면 병원을 찾아라


'약을 장기간 먹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일반의약품 진통제 매니아들의 주된 걱정거리다. 적정 용량만 지키면 문제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부작용을 우려해 통증을 방치하는 게 문제라고 한다.


한편 장기간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로는 '위장 장애'가 대표적이다. 일반의약품 진통제들은 대부분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에 속하는데 이런 약들은 위장에 자극을 줘 심각할 경우 위출혈도 야기한다.


이미 위장 쪽 문제가 있다면 의료적 처치로 해결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엔 간단한 방법을 통해 위장을 보호할 수 있다. 위벽에 자극을 덜해주는 '겔포스'류의 약과 함께 먹는 방법이 있다. 그 외 잔트락, 알비스 등 위벽을 코팅해주는 수크랄페이드 성분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약들을 섞어 먹음으로써 생길 수 있는 예기치 않는 부작용도 있으므로 환자 본인이 약을 '조제해' 먹는 것은 권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황보영 한강성심병원 약제과장은 "진통제를 식후 30분이 아닌 바로 먹거나, 많은 양의 물과 함께 먹는 등 생활적인 측면을 먼저 시도해 보는 게 좋다"며 "그래도 안될 경우 위장장애가 적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선택하거나 병원을 찾아 원인을 해결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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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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