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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위기에서 미국 구한 것은 BoA"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왜 철도기업 벌링턴 노던 싼타페에 투자한 것일까? 또 경기 침체를 상당 부분 극복한 지금, 그는 위기 당시를 어떻게 회고하고 있을까.


미국의 유명 칼럼리스트 벤 스타인(Ben Stein)은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3일(현지시간) 오마하에 위치한 버핏의 투자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찾았다. 회사를 둘러 본 번스타인은 곧 근처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 버핏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18일 포천지에 실린 벤 스타인의 ‘워런 버핏과의 저녁식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바탕으로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쥐가 아닌 코끼리를 쫓아야

벤 스타인: 최근 벌링턴을 2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버크셔 사상최대 규모인데 왜 이런 결정을 한 것인가?


버핏: 버크셔의 지난해 매출은 1077억 달러, 미국 1위 보험사다. 몸집이 큰 만큼 아무리 대박 종목을 잡아도 인수 기업의 규모가 작으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태평양에 돌멩이 던지기인 셈. 때문에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규모를 갖춘 기업이 버크셔의 수익률 개선에 제격이다.


벌링턴은 지난해 매출 180억 달러, 순익 33억7000만 달러를 올린 대기업으로 버크셔의 이익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덩치다. 나는 예전에도 주주들에게 "버크셔의 현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쥐를 쫓을 것이 아니라 코끼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연료가격이 오르면서 기차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금융위기 극복의 주역 BoA


벤 스타인: 미국이 어떻게 금융위기를 극복하게 됐다고 생각하나?


버핏: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던 지난해 가을의 상황은 정말 급박했다. 금융위기에서 미국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켄 루이스 최고경영자(CEO)라고 생각한다. 그가 당시 메릴린치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권의 도미노 타격을 막았다. 만약 멜린린치가 그대로 쓰러졌었더라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까지 연쇄 파산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메릴린치 인수를 둘러싼 잡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찌됐건 메릴린치를 인수함으로써 루이스는 미국 금융권을 구했다. 만약 메릴린치를 인수하지 않았더라며 어음을 막지 못해 은행들의 취약한 자본은 채무에 의해 잠식당했을 것이다.


◆ 가치투자 원칙 여전히 유효


벤 스타인: 경기회복을 체감하고 있나? 투자조언은?


버핏: 버크셔 계열 기업들은 아직까지 경기회복의 신호를 강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택 건설과 건설 프로젝트는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고용시장이 비교적 탄탄한 오마하에서도 소비 부진이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2009년 증시 랠리를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954년의 경우 실업률은 엄청 높았지만 다우존스지수는 최대폭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증시와 고용시장이 반드시 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반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여전히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투자자 입장에서 나는 여전히 나의 멘토이자 가치투자의 대가인 벤자민 그레이엄의 조언을 따르고 있다. 저평가돼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가치투자'는 내 투자의 원칙이다.


◆ 日저금리 속 디플레, 미국도 마찬가지


벤 스타인: 일본의 경제 상황이 심각한데.


버핏: 대규모 재정적자와 눈덩이 부채, 디플레이션 등 일본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또 비슷한 일이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경기상황이 더 심각했던 1933~1937년 사이에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는데, 왜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미 연준(Fed)이 언제,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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