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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BOJ "디플레 좌시 않는다"..대책은?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일본은행이 17~18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디플레이션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뚜렷한 비책이 없어 일본 경제를 둘러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일본은행(BOJ)은 이날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인 0.1%로 동결하는 한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마이너스 권으로 떨어지는 사태를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플레이션 타개 의지를 드러낸 것.

일본은행은 그러나 디플레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2주 전 도입하기로 결정한 10조엔(1110억 달러) 규모 단기 자금공급 정책의 효력이 어떠할지를 지켜보며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내놓은 '카드'가 없다는 지적이다.


'큰 소리'는 쳤으나 정작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비판과 정치권 압박에 못 이긴 말잔치일 뿐이라는 냉소 섞인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미즈호 증권의 우에노 야스나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이날 발표는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낮은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17명의 애널리스트 가운데 16명이 일본은 내년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날 국채 가격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디플레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이날 발표는 일본정부가 더 이상 적정 인플레 범위에 0%를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일본은행 정책자들은 여태껏 CPI가 0~+2%(중간값 1%)를 나타낼 때 물가가 안정된 상태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이 발표를 분기점으로 1% 이상의 인플레를 목표로 삼고 보다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스미토모 미쓰이 자산운용의 무토 히로아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인플레가 적정선의 중간값인 1%를 나타내기 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CPI가 2011회계연도 내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만약 엔화강세가 계속해서 이어져 수출 업체들이 받는 타격이 심화될 경우 일본은행이 회계연도 마감(3월31일)에 앞서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일본은행이 디플레 대책을 강구하라는 정치적 압력에 못 이겨 말잔치를 한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근 고위 일본 관료들은 공개적으로 일본은행에 디플레를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압력을 넣은 바 있다.


UBS 증권의 도케 에이지 투자전략가는 “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더 이상 확대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날 발표는 정부 압력에 대한 반응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정부 압력으로부터 매우 취약한 입장이라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시켜 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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