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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월드 채권자들 '나 어떡해'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두바이 국영개발기업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채무조정 의사를 밝혔지만 사실상 채무를 재조정할 현실적인 방법이 묘연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대규모 채권조정이나 구조조정, 이에 관한 송사 자체가 두바이에서 전례 없는 일이고, 이 때문에 제도적인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

두바이월드가 조정할 예정인 채무액 260억 달러 가운데 60억 달러 어치는 두바이월드 자회사 나킬과 관련을 맺고 있다.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지난 달 25일 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110센트에 거래되던 나킬의 수쿠크 채권(이슬람 채권)의 가격은 25일 이후 40센트로 떨어졌으나 1일에는 60센트로까지 다시 올랐다.


두바이월드가 오는 14일 만기 예정인 나킬의 수쿠크 채권에 원금 달러당 116센트를 지급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채권매입에 나선 것이 원인이 됐다. 이들은 두바이월드의 기본자산과 보증이 당시 거래되고 있던 나킬의 채권가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데 배팅한 것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상 이정도 규모 채무조정 및 구조조정에 나섰던 선례가 없고, 정부가 공개하고 있는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나킬 채권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가 미래 이 지역 다른 채권의 조정 양상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채권 보유자들은 만약 두바이월드의 채무조정 제안을 거부할 경우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자산에 대해 얼마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두바이 법원이 채권자들의 두바이월드 자산담보 권리 행사에 협조를 할 것인지 조차 불확실하다는 것.


채권자들이 80여 두바이월드 채권은행들과 자산을 놓고 경합을 벌여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두바이 소재 로펌 킹&스파울딩의 자와드 알리 파트너 변호사는 “두바이 사법제도에게는 이런 일이 처음이다”라며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줄리안 림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채권보유자들의 법률적 입지가 약하다”라며 “ 채권자들은 달러당 50센트 미만만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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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나킬 채권액의 25%에 해당하는 채권자들은 협의체를 구성하고 로펌 애슐스트의 자문을 받기로 결정했다. 채권 은행 가운데 스탠다드 차타드, HSBC,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바클레이스 등 영국은행들은 이번 주 내로 KPMG를 자문사로 선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채무유예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채권자들이 여기에 동의해야 한다. 만약 나킬의 수쿠크 채권이 만기되는 오는 14일까지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면 두바이월드는 디폴트에 빠지는 상황이다. 이 경우 사상최대 수쿠크 채권 디폴트이자 UAE 최초의 수쿠크 채권 디폴트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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