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위험도 '올렸다 내렸다'

일부 펀드의 위험등급이 출시 전후 갑자기 변경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최근 공시를 통해 '현대DJSIKorea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의 투자 위험등급을 1등급(매우 높은 위험)에서 2등급(높은 위험)으로 정정했다. 주식형 인덱스 펀드의 경우 2등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등급을 정정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관계자는 "상품 출시 직전 투자등급을 변경한 것"이라며 "이 상품은 대부분을 국내 주식에 주로 투자하면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므로 5등급의 투자등급 중 높은 수준의 위험과 기대수익을 가진 2등급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투자자산에 따라 등급을 분류하는 펀드 위험등급은 1등급에서 5등급까지 있으며 숫자가 적을수록 펀드의 위험도는 높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대개 1등급으로, 고위험자산에 60% 이상 투자하는 상품이다. 2등급은 고위험자산에 30% 이상 60% 미만 투자하는 상품으로 인덱스펀드가 주축을 이룬다. 3등급은 고위험자산에 30% 미만 투자하는 상품이며 4등급과 5등급은 주로 채권형펀드 및 MMF(머니마켓펀드)로 이뤄졌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도 위험등급을 재고지한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초 공시를 통해 인사이트펀드가 현재 위험등급 2등급이지만 실제 위험은 1등급에 준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당시 미래에셋측이 공시한 내용은 "주식에 주로 투자할 경우에는 이 집합투자기구는 1등급과 동일한 위험 수준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러한 1등급 수준의 위험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형 펀드의 위험인 1등급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이 점을 감안하여 투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이다. 설정 초기부터 주식 비중이 60%를 넘어 논란이 제기됐던 등급을 사실상 1등급으로 올리겠다는 의미인 셈.

미래에셋측은 "인사이트 주식은 혼합형으로 일반적으로 2등급에 해당된다"며 "일반적인 룰에 맞춰 등급을 책정했지만 시황에 따라 탄력으로 운용하다 보니 주식 비중이 100%까지 갈 수도 있어 1등급이란 표현을 추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펀드 등급을 자산운용사의 자의적 기준으로 정할 수 있지만 상품 출시 전후 투자위험 등급이 변경될 경우 투자 혼란을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본시장법은 운용사들이 새 펀드를 내놓을 때 투자 위험분류를 1∼5등급으로 표시한 집합투자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하고 판매사들은 상품의 위험도를 무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으로 분류해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