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학원가, 수험생 문의전화 쇄도
심각한 취업난 속 안정된 직장 원하는 사회상 반영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수능 준비를 하던 김모(19)군은 이제 '공시생(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됐다.
이번 수능 시험 가채점 결과 김군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지방의 작은 사립대 뿐.
'일류대를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되는 판국에 오죽하겠냐'는 생각에 김군은 부모님과 상의 끝에 일찍부터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기로 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청년실업난 속에 이제 막 수능을 마친 고3 수험생들이 벌써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에 나서고 있다.
19일 광주 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내년도 공무원 시험일정과 함께 개강일을 묻는 상담전화가 하루 평균 10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 중 20% 정도는 학부모들의 전화지만 최근에는 교복을 입은 채 직접 상담을 받으러 오는 학생도 부쩍 늘었다.
실제 광주 북구에 있는 A 공무원 학원에는 며칠 전 등록한 고3 수험생 3명이 내년에 있을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학원측은 본격적인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다음달 2일 개강반에는 더 많은 고3수험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열정은 이제 곧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생 못지않다.
지역별 시험일정이나 경쟁률은 어떻게 되며, 어떤 직군이 승진이 빠른지 등 문의사항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고3수험생들은 '군필자'가 아니면 응시자격이 주어지지 않은 '경찰 공무원 학원'까지 등록하려고 하는 무모함(?)까지 보여 학원 관계자들이 상담 끝에 돌려보내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이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심각한 청년실업난과 한창 일할때인 4~50대 조기명퇴가 사회적인 현상이 되면서 정년과 각종 후생복리가 보장된 '신의 직장'인 공무원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공무원 시험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아지면서 장수생들이 늘고 있어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부터 준비해야 보다 빠른 나이에 합격할 수 있지 않겠냐는 사회분위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공무원 조기열풍'이 양질의 실업자 양산, 대학교육의 형식화 등 부정적인 면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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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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