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손현진 기자] SK그룹의 중국 사업 재편이 시작됐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중국 공략을 주요 내용으로 한 2020년 비전 선포와 함께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물꼬를 텄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1일 세계 시장을 '한국ㆍ중국ㆍ비중국' 등 3대 축으로 나누고 '자원개발ㆍ토탈 카 라이프ㆍ소비재' 등 3대 사업을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해 매출 60조원, 기업가치 20조원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우선 본사를 한국(글로벌 본사)와 중국(지역 본사)으로 이원화하고 스피드메이트와 철광석 사업부를 내년 초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패션, 화학, 소비재 관련 사업도 1~2년 내 중국으로 옮길 예정이다. 본사가 이원화되면서 이창규 사장은 일년 중 절반을 중국에서 체류키로 했다. 이 사장은 지난 11일 임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비전 선포식을 갖고 이 같은 사업 내용을 설명한 후 곧 바로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SK그룹의 행보는 중국을 단순한 수출 시장이 아닌 또 다른 내수 시장으로 보는 데서 출발한다. SK네트웍스 외에 SK에너지, SK텔레콤 등 각 계열사들은 특성에 맞게 중국 사업을 추진하거나 계획 중이다. 최태원 회장의 '따로 또 같이' 경영에 따라 각 계열사별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 '중국 사업'이라는 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
특히 이달 초 베이징에서 가진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중국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만큼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내년도 사업 계획에 중국 사업에 관한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SK에너지도 기존 아스팔트 사업부 중 일부 기능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SK텔레콤은 최근 차이나유니콤과 지분 협력을 사업 협력으로 전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중 SK네트웍스가 올 초부터 중장기 비전을 세우기 위해 주력해 왔다"며 "그룹 차원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강해 당초 계획보다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SK네트웍스는 향후 중국 사업이 확대될 경우엔 글로벌 본사를 중국으로 옮기고 한국은 지역 본사로 전환할 생각을 갖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도 "SK네트웍스는 전사 비전 달성의 성패가 중국시장에 달려있다는 인식 하에 중국사업 전략을 국내 사업의 중국 이식 차원이 아닌, 철저히 중국을 근간으로 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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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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