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논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김영용)은 11일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의 법경제학' 보고서를 내고 선진국의 '비교정책적 접근'과 우리나라 판례에 대한 '법적 접근'을 통해 최근의 SSM 규제 논쟁을 비판했다.
보고서는 먼저 '대형 유통점 규제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SSM 규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거에 대해 단순비교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에서의 대형 유통점 규제는 도시계획 차원에서의 사회적 성격이 강한 반면 우리나라 SSM 규제는 중소 유통업 보호를 위한 경제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러한 경제적 규제 성격이 강한 우리나라의 SSM 규제는 WTO 서비스 협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또한 선진국들의 대형 유통점 규제가 고용 감소, 물가 상승 등을 야기하며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외국 실증 연구들을 제시하며 경제적 목적에 근거한 우리나라의 SSM 규제는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우려가 있음을 강조했다.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할 헌법상의 의무를 부담하므로 SSM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SSM의 영업활동의 자유(헌법제15조) 및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헌법 제10조)'와 '국가의 중소 유통점 보호의무(헌법 제125조)' 간의 규범적 충돌과 유사한 사례를 다룬 우리나라 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를 검토한 결과 국가의 헌법상 의무는 대형 유통점 규제가 아닌 중소유통점이 자생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있고, 이러한 범위를 넘을 경우에는 헌법상 SSM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의 SSM 논쟁이 이렇게 복잡해진 이유에 대해서는 중소유통점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SSM 규제를 통해서만 풀려는 데 있다고 봤다. 이럴 경우 논쟁의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소비자의 이익 침해가 항상 문제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금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SSM 규제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아닌 지역상권 활성화제도 도입을 위한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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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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