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美 재택근무자 늘어나

美 신종플루 확진자들에게 재택근무 의무 조치 법안 검토중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신종플루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미국에서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재정상태가 어려운 일부 중소기업은 재택근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한 기업들이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집에서 블랙베리 같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으로 업무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워싱턴주에 있는 법률회사 애커먼 센터피트다. 애커먼은 신종플루 확진을 받은 당사자나 가족 중 확진자가 있는 사원에 한해 유급 휴가를 제공해오다 최근 재택근무를 정상 근무로 처리해주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신종플루와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연방 정부도 각 기업에 재택근무제 도입을 권장하는 등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 의회 역시 1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확진자들에게 1년 5일의 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주는 법안에 대해 심의 중이다.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강력한 권고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급휴가에 드는 비용과 기술인력 공백에 따른 재정적 피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중소기업협회는 정부가 신종플루에 대한 의무적인 방침을 마련하기보다 기업들이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주방용품 제조업체 힐스 키친의 리 대니얼스 사장은 최근 직원 1명과 아르바이트 근무자 3명에게 병가를 낼 경우 급여는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재택근무 같은 비상 대책을 마련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사 전문 컨설팅업체 휴잇 어소시에이츠는 미국 내 소매업체들의 20%가 신종플루와 관련해 직원들의 병가나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원정책이 없는 회사에 근무하는 인력 5000만 명은 '아파도 일하거나' '쉬면서 돈을 못 받거나'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