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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옛문자 복원하면 외국어소리 완벽하게 표현"

훈민정음학회 김주원 회장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찌아찌아족의 한글 채택은 사라져가는 언어와 문화를 한글로 살려낸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큽니다"

훈민정음학회 회장인 김주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의 한글 공식문자 채택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글나눔 운동의 첫벗째 성과를 낸 훈민정음학회는 그 어느때보다 기쁘게 이날 한글날은 맞이했다.


한글은 그동안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라는 명성에도 '민족문자'의 한계를 넘지 못했는데 이번 찌아찌아족의 채택으로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화를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에 있는 찌아찌아족은 인구 6만여명의 소수민족으로 고유의 찌아찌아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표기할 문자가 없어 고유어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를 알게 된 훈민정음학회 관계자들이 한글채택을 권했고, 지난 7월부터 바우바우시 현지 초등학생들은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로 수업을 시작했다.


김주원 회장은 "많은 소수민족들이 언어 절별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는 그 언어에 담겨 있는 사고 체계와 축적된 경험, 지혜가 사라지는 것이며, 인류의 문화 다양성 관점에서 보면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보물 창고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라면서 "글자가 있으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고, 지금까지는 알파벳이 이러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한글도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회는 내년 3~4월께 바우바우시에 한국센터가 개관되면 한국인 교사를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현지 파견 교사는 공개모집할 예정으로, 처음에는 1~2명 파견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인 교사는 한국센터에 머물며 현지 교사들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찌아찌아족의 민속문화, 역사, 설화 등 각종 구전 자료를 정리해 문서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훈민정음학회는 한글날인 이날 오후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에서 '훈민정음을 통한 외국어 표기'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조선시대 외국어 교재 등 문헌을 통해서 옛 사람들이 외국어를 한글로 어떻게 표기했는지가 소개된다.


김 회장은 "알파벳 V, Z 등의 외국어 소리를 현재의 24자 한글로는 완벽히 적을 수 없다"면서 "순경음 비읍(ㅸ) 등 훈민정음으로 외국어를 표기한 조선시대 사람들의 전례를 찾아 어떤 소리든 적을 수 있는 한글을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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