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중국이 미디어제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최근 ‘문화산업진흥계획’을 발표해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를 미디어 산업에 투입하는 한편 해외 자본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즉, 정부가 주도해오던 엔터테인먼트, 뉴스, 문화 산업에 대한 개입을 줄이는 한편 해외 투자를 유치해 뉴스코퍼레이션, 타임워너와 같은 미디어 그룹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뉴스코퍼레이션, 비아콤과 같은 해외 미디어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에선 미디어의 역할이 정부 홍보로 제한돼 있었을 뿐 아니라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데도 정치적인 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의 미디어그룹들이 지난 몇 년간 영화나 TV 프로그램의 제작을 위해 중국 정부의 승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이 대표적 예.
하지만 경제발전에 따라 ‘소프트파워’로서의 이미지 구축이 필요했던 중국 정부는 미디어 산업 육성을 통해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국영 미디어기업인 상하이 미디어 그룹의 증시 상장을 허용한 것도 이 전략의 하나다.
지난해에만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S.M.G도 중국 정부의 미디어 육성 계획에 수혜를 받은 기업이다. S.M.G는 뉴스 코퍼레이션, 비아콤, CNBC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홈쇼핑, 애니메이션은 물론 라디오, 신문, 잡지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비영리 부문인 뉴스 보도 분야를 분리한 후 수익성 높은 광고 및 콘텐츠 개발에 주력한 것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SMG의 회장 리뤼강은 “국내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본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10개 자회사들을 거느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개발은행도 향후 5년간 미디어산업에 대해 15억 달러를 지원할 방침을 밝혀 정부의 계획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외국 기업들은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시도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즉, 중국 정부의 계획이 해외 미디어 기업들의 진출기회를 확대시키는 것이 아닌 중국 미디어 기업에 대한 사모펀드 및 외국 자본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시도란 것이다. 차이나 미디어 캐피털이란 사모펀드가 SMG에 7억35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 이들의 주장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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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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