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7대 투자원칙 대공개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주식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나의 수익률은 그저 그런 상황이라면..?
십중팔구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음때문에 사야할 때 사지 못하고 팔아야 할 때 팔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매매에 나서는 것이다.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원칙을 세우는데만 길게는 몇 개월을 투자하기도 한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의 수익률을 지킬 수 있는 원칙들. 소위 '증시 전문가'라고 불리는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들, 혹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어떤 원칙을 세우고 있을까.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원칙들을 살짝 엿들어보자.
#1. 수급이 재료를 우선한다.
시세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아무리 호재가 있고,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주식이라 하더라도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주가가 오를리 만무하다.
반면 리스크가 다소 큰 종목이라 할 지라도 일단 사려는 사람이 많다면 주가는 오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는 최근의 주식시장과 적용시킬 수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외국인 이탈과 무관치 않다. 외국인이 그간 국내증시를 좌지우지해 온 만큼, 외국인의 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경제지표가 좋게 발표되고 잇따른 호재가 있어도 주가 흐름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런데 외국인은 지난 24일부터 국내증시에서 매도세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에 대해서는 강한 매수세를 유지했다. 24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바로 SK텔레콤이며, 매수규모는 총 1047억9000만원에 달한다.
덕분에 SK텔레콤의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23일 종가 17만1500원이던 주가는 10월 1일 장 중 18만550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수익률은 8%. 1일 코스피 지수는 장 중 1630선을 무너뜨리면서 2주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매수세, 즉 사려는 사람이 있으면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2. 신고가는 속아도 산다.
음식점을 가더라도 사람들이 미어터지는 곳을 찾는다. 옆 가게에 들어가면 곧바로 점심을 먹을 수 있지만, 짧은 점심시간의 절반을 할애하면서도 긴 줄을 서서 그 곳의 음식을 먹는다. 사람이 많은 곳은 뭔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신고가도 마찬가지다. 오르는 종목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단순히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것일지는 몰라도 일단 속아보는 것이 유리하다.
신고가를 기록하면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고 우려하는 투자자들도 많지만, 긴 흐름에서 보면 신고가가 등장하는 것은 본격적인 상승 신호이기도 하다.
이는 대표적으로 현대모비스의 주가 흐름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지난 5월28일 12만3000원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고가를 기록했으니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에도 줄곧 상승세를 지속, 9월28일에는 18만5000원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 증시의 추세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다 해도 글로벌 증시의 추세 변화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모든 변수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3. 시장 분위기에 취하지 마라
주식시장에 낙관론이 팽배해있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말도 있다. 반대로 모두가 비관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그 때가 기회이기도 하다.
시장 분위기에 취해 내 소신과는 다르게 대중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자신의 원칙에 합당한지 이리저리 따져보는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시장 분위기에 취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투자에 임한 것이 바로 워런버핏이다.
워런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골드만삭스 투자를 통해 1년동안 30억달러를 벌었다. 버핏은 지난해 9월23일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주식시장에 비관론이 팽배했을 당시 골드만삭스 투자에 나섰다.
버핏은 당시 골드만삭스의 우선주를 주당 115달러, 총 50억달러 규모를 매입했고, 현재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186달러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골드만삭스는 버핏에게 연간 10%의 배당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매년 5억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었고, 이와 함께 보통주 50억달러 어치를 주당 115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제공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감안할 경우 버핏의 수익은 65억달러를 훌쩍 넘어간다.
#4.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라
모든 투자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있어서 현금 비중은 최소 30% 이상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게임에서 이기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해서 겁을 먹고 손절매에 나서거나,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목표수익률을 이미 넘어선 주식을 계속 들고 있는 것은 수익률 측면에서도 상당히 위험하지만, 여유자금으로 투자할 경우 좀 더 평온한 심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승률도 높아진다.
최근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빚을 내 주식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자금에 저축은행으로부터의 주식 연계대출까지 합하면 5조60000억원에 달한다. 외상 거래가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코스피가 2000선을 넘었던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07년 11월1일 2085.45선까지 치솟은 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5.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신고가는 속아도 산다'는 격언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추세를 형성하고 있는 종목은 과감히 올라타되, 추세가 무너지기 시작한 종목은 잡아서는 안된다. 저가 매수에 나서고 싶다면, 반등을 시작하는 것을 확인한 이후 사들여도 늦지 않는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떨어지는 칼날은 존재한다. 중소형주가 여기 해당한다.
대형주와 중소형주간의 수익률은 점차 더 벌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오르기 쉽지 않은데, 외국인과 기관은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형주 위주의 매수세를 고집하고 있다.
물론 중소형주 속에서도 '알토란'같은 주식이 숨어있겠지만,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형주에 무리하게 손을 내밀 필요는 없다.
중소형주의 반등이 확인되고 난 이후 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다.
#6.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
항상 오르막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라가다보면 내리막길도 나오고, 산이 높을수록 계곡이 깊은 것은 자연의 이치다.
급격하게 오른 주식은 남들보다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중국증시를 보면 이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중국의 경우 물량부담 등 내부적인 원인도 있지만, 여타 국가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부담감이 가장 클 것이다.
실제로 중국증시는 글로벌 증시가 저점을 찍은 지난 3월 이후 50%가 넘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은 각각 30%의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들 국가에 비해 중국증시의 조정이 길어지고 있는 점도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은' 이유에서다.
#7.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주식 격언이기도 하다.
발끝에서 사서 머리 꼭대기에서 팔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렇게 욕심을 부리기에는 주식시장은 너무 심술궂다.
문제는 주가가 많이 빠졌으니 무작정 사다가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기 쉽다'는 점이다. 따라서 반등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가를 보고 무릎인지 어깨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면 주가를 만들어내는 상품가격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의 '켈로그' 투자 방법은 익히 알려져있다.
세계적인 시리얼 제조업체인 켈로그는 시리얼 재료로 밀, 옥수수, 설탕, 포장용 제지 등을 사용하는데 이 제조 원가가 낮아지면 켈로그는 이익이 날 수 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제조원가의 하락세를 확인한다면 그때가 이익 증가의 시점이 될 수 있고, 주가는 자연스레 오를 수 있다. 반대로 매도 시점은 제조원가가 오름세로 돌아서기 시작할 때고, 이 때가 어깨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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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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