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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독자 트레이딩 플랫폼' 파장은

월가의 브로커리지들에 부담될 듯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독자적인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산 운용 업계의 자체 트레이딩 플랫폼이 확산될 경우 월가의 브로커리지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FT가 입수한 블랙록 내부 문건에 따르면 블랙록은 ‘뉴 월드-클래스 글로벌 트레이딩 플렛폼 어크로스 더 펌(new world-class global trading platform)’이란 이름의 자체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을 계획 중이다. 문건에 따르면 블랙록은 고객들의 거래 및 비용 효율성 향상을 위해 독자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월 컨퍼런스콜에서 월가의 비싼 트레이딩 수수료를 강하게 비난한 적이 있다는 점도 이번 계획의 배경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6월 블랙록이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스(BGI)를 인수할 당시 블랙록에 합류했던 민더 청(Minder Cheng) 매니징 디렉터가 플랫폼 개발의 관리·감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 트레이딩 플랫폼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전체 윤곽은 뚜렷했다고 FT는 전했다. 가령, 블랙록의 고객들이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상품을 거래할 경우 블랙록은 월가를 거치지 않고 내부적으로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골자다. 블랙록은 이 서비스를 채권보다는 가격 투명성이 높은 주식거래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을 계획.


블랙록 측은 여전히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은행들에 의존할 것이라며 이번 계획이 월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산운용사들 사이에 자체적인 트레이딩 플랫폼 구축이 확산될 경우 트레이딩 수수료로 올리는 수익이 적지 않은 브로커리지들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


물론 트레이딩 플랫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블랙록의 경우 수탁고 3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세계 1위 운용사 자리를 꿰차고 있는 만큼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여력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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