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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하얀 피부도 '고민'

얼마 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남자를 보고 신기한 듯 쳐다보는 아이들을 본 일이 있었다. 아이들이 신기하게 보는 대상은 하얀 얼굴의 고개 숙인 남성. "얼굴이 왜 이렇게 하예요"란 질문에도 그저 미소만 흘리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남성이 앓고 있는 질환은 백반증이다.


흔히 검버섯이나 점, 잡티는 일반적이지만 하얀 색을 띠는 반점은 상당히 낯설고 부위가 클 경우엔 보는 사람에 따라선 거북함을 느끼기도 한다. 점의 일종이고 전체 인구의 약1%에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발병 환자에겐 마치 흉터처럼 정신적인 큰 스트레스가 된다.

백반증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 색소 세포가 파괴돼 얼굴이나 목 등 신체의 일부분 또는 전신에 다양한 크기의 원형 내지 불규칙한 모양의 흰 반점을 보이는 피부 질환이다.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는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이나 자가 면역에 의한 세포 파괴,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으며 손, 발, 팔꿈치 등 뼈가 돌출한 부위나 겨드랑이, 손목 안쪽 등에도 나타나고 백반 부위의 털이 탈색되어 머리카락과 눈썹 부위에 백모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백반증은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대인기피증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고통이 크다. 백반증이 나타나는 연령은 10세부터 30세 미만이다. 환자의 50%는 18세 이전에 발병하며 25%는 8세 이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10세 이전에 하면 효과가 높다. 그러나 환부에 통증이 있거나 가려운 자각 증상이 없어 소아의 경우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소아는 간혹 다른 질환과 혼돈 하는 경우도 있다.


아토피가 심한 경우 피부를 반복해서 긁다 보면 각질과 함께 병변의 일부가 하얗게 드러나기도 해 백반증임을 알아채기 어렵다. 아토피 외에도 버짐, 체부백선(몸에 발생한 곰팡이 질환) 등도 백반증과 혼돈하기 쉽다. 백반증 환자는 치료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 6개월~1년 이상 꾸준히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치료의 근본 원리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색소의 생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멜라닌 세포가 완전히 없어지기 전, 증상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치료에는 약물과 자외선을 이용해 치료하는 광화학요법, 스테로이드 제제를 바르거나 주사를 맞는 스테로이드 치료, 표피 이식술 등 외과적 수술 등이 주요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엑시머 레이저 치료도 시행된다. 백반증은 치료 못지않게 관리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부에 자극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 소아의 경우 주변 피부와 확연히 다른 환부에 신경이 쓰여, 의식적으로 만지거나 긁어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 1년 365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생활화 하는 것도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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